●화혼(畵魂) 판위량(潘玉良) /스난(石楠) 지음중국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 판위량(1895~1977)의 삶은 영화, 드라마, 연극, 문학 등 장르를 넘나들며 창작의 소재가 될 만큼 드라마틱하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창기가 된 그녀는 혁명당인 동맹회 회원이자 관리인판찬화(潘贊化)를 만나 결혼하며 판위량이라는 새 이름을 얻고 사랑과 예술에 눈을 떴다. 남편의 외조로 파리 등지서 유학하고 귀국한 뒤 촉망받는 화가로 자아를 찾지만, 창기 출신이라는 과거를 떨치지 못했다.
책에 실린 작품 100여점을 보면 여성의 몸에 집착하는 그의 작품세계를 조망할 수 있다. 여성에 폭력적인 중국사회에 대한 반항의 의지를 여체의 그림으로 표출했다. 김윤진 옮김, 북폴리오 1만5,000원.
● 서유견문 / 유길준 지음
한국 최초의 서양문물 계몽서이자, 최초의 국한문혼용체 저서라는 암기용 지식으로 제목 정도는 알고 있어도 이 책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이는 별로 없어보인다.우리 고전을 새롭게 읽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된 ‘오래된 책방’시리즈 여덟번째 권으로 나왔다. 구한말 지식인 유길준(1856~1914)은 이 책에 자신의 개화ㆍ개혁 구상을 집약했다.천문ㆍ세계지리, 정치, 사법, 교육, 사회보장, 종교와 학문, 풍속, 기계와 발명품, 미국과 유럽 대도시 등 문물 전반을 다루며 백과사전식으로 구성됐으나 유길준이 특별히 주목한 분야는 정치제도. 민주정치와 법치원리에서 근대국가의 방향성을 보고 있다. 허경진 옮김. 서해문집 1만6,700원.
● 그래, 엄마 나 미쳤어 / 서철인 엮음
획일화된 대학입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신세대들의 자기주장을 엮었다. 하기 싫은 입시공부 대신 만화, 인터넷, 요리, 골프 같이 평소 좋아하고‘끼’를 살릴 수 있는 분야로 일찌감치 길을 잡은, 특성화고교 재학생ㆍ졸업생 25인의 경험담이다. 한국애니메이션고와 한국조리과학고의 지난해입시경쟁률은 각각 8대 1, 4.4대1. 전국적으로 80여개 특성화고교 중 인기있는 곳은 입학 관문도 좁다. 엮은이는 “특성화학교 교정에서 만난 아이들은 ‘공부가 재미있다’고 말한다. 직접 만나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광기와 신명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한다. 특성화고교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활용할만하다. 맥스미디어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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