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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22>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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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22>피츠제럴드

입력
2004.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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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9월24일 미국 소설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1940년 할리우드에서 졸(卒). 피츠제럴드는 1920년 처녀작 '낙원의 이편'을 발표하며 단번에 미국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그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1920년대는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경험 탓에 삶에 대한 낭만적 환상과 전통적 도덕률이 무너져내리던 시기이자, 남북전쟁 이후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어온 미국이 전쟁특수(特需)에 따른 경제호황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된 시기였다.이런 정신적 황폐화와 물질적 풍요는 피츠제럴드 세대 작가들의 작품에 또렷이 각인돼 있다. 예컨대 피츠제럴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1925)도 그렇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나 주류 밀매로 거부가 된 주인공 개츠비의 삶을 소재로 한 이 소설에서 작가는 물질적 성공에 대한 그 시대 미국인들의 열망과 상류사회의 부도덕·속물근성을 핍진하게 그려내며, 일그러진 '미국의 꿈'을 해부하고 있다. 동료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의 입에서 처음 발설된 '길 잃은 세대'는 그 시대 젊은 작가들만이 아니라, 물질주의와 허무주의에 동시에 침윤된 당대인 전체를 가리키고 있었다.

피츠제럴드는 20대 말을 프랑스에서 보내며 생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에겐 재산과 명성과 아름다운 아내 젤다가 있었고, 그의 주위에는 여러 국적의 뛰어난 예술가들이 모여들며 파리를 '떠들썩한 20년대'의 수도로 만들었다. 그러나 30대 후반 이후 피츠제럴드는 영락의 길로 들어섰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갚기 위해 그는 할리우드로 가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지만, 시대는 더 이상 '길 잃은 세대'의 감수성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만년의 피츠제럴드는 가난한 알코올 중독자였다. 할리우드를 소재로 한 '최후의 타이쿤'은 탈고되지 않은 유고가 되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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