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23일 수도이전반대 관제데모 논란과 관련, 정부의 행정력을 동원하면서 서울시에 대해 총체적 압박에 나섰다. 이 문제가 쟁점화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면대응을 피하던 한나라당도 이날부터 역공에 나서 여야간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열린우리당은 국회에서 법무부장관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불러 당정협의를 갖고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홍재형 정책위원장은 "서울시의 예산지원으로 관제데모가 벌어지는 것을 엄중히 대처하라고 요청하기 위해 당정협의를 열었다"며 "국회 국정감사에서 따질 테니 정부도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장영달 관제데모진상조사위원장도 "서울시 곳곳에 수도이전반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며 "정부는 국가정책을 훼방하고 국민여론을 분열시키는 시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가세했다.
이에 허성관 행자장관은 "정부시책에 반대하는 지자체의 행위는 문제가 있다"며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고 확인 후 법적검토를 통해 조치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승규 법무장관도 "구체적인 고발이 있거나 행자부가 조사한 뒤 위법사안이 있다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행자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별도 모임을 갖고 서울시의 25개 구청을 3∼4개로 묶어 전담의원을 배치해 관제데모 증거수집에 나서기로 했다. 여당은 또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행정국장, 시장 비서실장, 공보관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키로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당 운영위원회에서 앞으로 (관제데모 주장에 대해) 더 강하게 대응하기로 결정했다"며 적극대응방침을 밝혔다.
여당의 관제데모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치 않는다는 당초의 방침을 바꿔 홍보전으로 맞서기로 한 것이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46조원으로도 어려운 수도이전을 4조원이면 된다고 대 국민 사기극을 벌여 선거에 이득을 본 사람들이 서울시민의 분노를 엉뚱하게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재오 의원 등 수도이전반대국민운동본부는 "우리당은 더 이상 서울시를 협박하지 말라"며 전날 여당의 서울시 항의방문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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