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과 교직원들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적립되고 있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이 최근 4년간 주식투자로 1,35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1조4,560억원의 이익을 거둬 대조를 이뤘다.23일 기획예산처가 작성한 ‘2000년 이후 3대 연금 주식투자 규모 및 수익률’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4년간 1조373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687억원의 손실을 내 -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00년 3,987억원을 투자해 1,897억원의 큰 손실을 본 후 2001년 520억원, 2002년 30억원, 작년 660억원 등의 이익을 냈으나 2000년 손실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무원연금의 손실은 2000년 기관투자가 등을 거치지 않고 직접 3,711억원을 투자했다가 투자금의 절반이 넘는 1,911억원을 날린 게 결정적 요인이 됐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공무원연금은 1982년부터 2003년까지 총 8조9,717억원을 투자, 7,675억원 운용수익을 올렸다"며 "특정 기간의 부진한 실적을 전체 실적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학연금은 지난 4년간 1조3,614억원을 투자했다가 663억원을 잃어 -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사학연금은 2000년 5,391억원을 투자해 2,037억원을 잃은 후 2001년부터 투자금액을 대폭 축소하는 바람에 2001년 이후 20%대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음에도 수익금이 적어 손실을 메울 수 없었다.
사학연금은 2000년 주식 직접투자로 투자비의 47.9%인 831억원, 간접투자로 투자비의 33.0%인 1,206억원 등을 날렸으나, 이후 2001년 723억원, 2002년 104억원, 2003년 547억원 등의 이익을 냈다.
국민연금은 2000년 이후 4년간 19조4,555억원을 투자해 1조4,560억원의 이익을 올려 7.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민연금은 2000년 4조800억원의 투자비 중 50.85%인 2조747억원을 날렸음에도 투자금을 계속 늘리는 공격적인 자금운용을 통해 2001년과 작년 각각 1조2,933억원과 2조3,627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현재 연기금의 주식투자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나 한나라당이 연기금의 사모펀드 투자 금지 및 연기금 투자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3개월째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남대희 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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