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일이다. 알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2년 가까이 빠짐없이 매달 5만원씩 보내주기란 쉽지 않다. 한사코 인터뷰를 마다하는 ‘탁구신동’ 유승민(22ㆍ삼성생명)은 “이름이 알려지면 그 아이가 상처 받지 않을까”하며 걱정했다.2002부산아시안게임 직후 그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한 산골 오지학교의 어려운 처지를 접했다. 강원도 추곡초등학교, 가본 적도 없는 그곳에서 아이들이 탁구를 하고 있었다.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 부천 오정초등학교 1학년 때 탁구를 시작한 그는 단칸 셋방에 살았다. 자기방도 없었다. 아버지는 위장장애로 누웠고 집 팔아 시작한 어머니의 치킨 집은 문을 닫은 뒤였다. 녹색테이블이 유일한 희망이던 시기였다.
‘유승민’이란 이름으로 돈을 부쳤다. 그렇게 1년, 그가 돕던 아이는 중학생이 됐다. 그제서야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학교에선 그 때까지 ‘유승민’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사실 유승민은 부천에서도 결선 아동 둘을 남몰래 돕고 있다. 금메달 획득으로 연금이 매달 100만원으로 늘어난 그는 “더 많은 아이들과 탁구 꿈나무를 돕고 싶다”고 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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