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성매매 특별법 시행과 함께 경찰의 집중 단속이 시작됐으나 일각에서는 1개월이라는 단속기간이 지나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룸살롱 등 유흥업소의 경우 명백한 증거를 잡지 못하면 처벌이 어려운 문제점이 드러났다.경찰은 이날 새벽 집창촌, 퇴폐 이발소, 유흥업소 등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138명을 검거하고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에는 성 구매자인 남성 59명도 포함돼 있다.
이날 단속과정에서 상당수 업주들은 “1개월 뒤에 두고 볼 일” “납작 엎드려 있으면 다시 기회가 올 것” “경찰관 숫자가 한정돼있는데 1년 내내 단속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 등 단속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집중단속 기간이 끝나면 성매매를 다시 할 수 있었던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었다.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낸 강지원 변호사는 “단속이 약간 느슨해지는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다시 성매매가 활개를 칠 것”이라며 “정부는 업소 자체보다 자금을 가진 업주를 끝까지 추적, 엄벌하는 단속을 지속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속 과정에서도 기술적인 문제들이 나타났다. 대형 집창촌에 경찰관들이 대거 들이닥쳤지만 이미 단속 소식을 알고있는 업주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꼼짝도 하지 않아 허탕을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 서울경찰청은 경찰관 658명을 동원, 단속에 나섰으나 집창촌에서는 성매매를 알선한 1명을 검거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경찰은 퇴폐 이발소나 휴게텔 등으로 발길을 옮겼지만 가장 일반적인 성매매 장소인 룸살롱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업소에서 직접 성매매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고 술을 마시다가 인근의 호텔이나 여관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단속에 나선 경찰 역시 “호텔을 무작정 습격할 수 없는 노릇이고 또 걸려도 연인이라고 우기면 그만”이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성매매가 집창촌이나 휴게텔 등 드러난 장소를 벗어나 주택가와 오피스텔 등 은밀한 장소에서 출장마사지 등의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이다.이미 단속을 피해 야외 자동차 극장에서 남성 관객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신종 수법도 활개를 치고 있다. 성매매 산업의 특성상 완전 근절이 어렵고 상당수 여성들은 고소득의 매력에 길들여져 이 바닥을 완전히 떠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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