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2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확대ㆍ개편한 ‘진실ㆍ화해위원회’를 설치해 포괄적 과거사 규명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가칭ㆍ진실화해법) 제정안을 확정, 내달 초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우리당은 또 군 의문사 사건은 진실화해법의 조사대상에서 제외, 이를 다룰 특별법을 별도 제정키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정치적 악용 우려가 크다”며 학술원 산하에 민간 과거사 조사기구를 설치하는 내용의 ‘현대사 조사ㆍ연구를 위한 기본법’을 23일 국회에 제출키로 하는 등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우리당의 제정안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진실ㆍ화해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이 아닌 독립기관으로 설치해 4년 동안 활동하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2년 연장토록 했다.
조사범위는 ▲일제하 강제동원, 징용 문제 ▲미 군정기와 한국전쟁 시기 집단이나 단체에 의한 학살사건 ▲정부 수립 이후 민주적 기본질서 파괴나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한 행위로 인한 국민의 생명침해, 실종, 중대한 인권침해, 조작의혹 사건 등이다.
이에 따라 일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김구 여운형 암살, 인혁당, 김대중 납치, KAL기 폭파,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해방 이후 노태우 정권 때까지 주요 사건이 망라돼 조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우리당은 그러나 당초 위원회에 부여키로 했던 금융거래자료제출요구권(계좌추적권)과 통신자료제출요구권을 없애고, 공소시효를 정지키로 했던 방침도 취소했다.또 위원회에 동행명령권을 부여하되 피 조사인 불응 시 형사처벌까지 가능하게 돼 있던 초안을 바꿔 과태료만 부과키로 하는 한편 국가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시에도 별도 제재조항을 두지 않고, 이의신청 절차를 마련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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