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씨 가문과 GS그룹 허씨 일가의 지분 정리에 속도가 붙으면서 GS그룹의 홀로서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2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우산을 벗어나게 된 GS그룹은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신규 성장사업 진출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허창수 회장은 그룹을 재계 5위 이내의 글로벌 기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아래 에너지와 유통,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사업 외에 10년 후 그룹을 먹여 살릴 캐시카우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릴 만큼 대외 노출을 꺼려온 허 회장은 유명 컨설팅 회사의 전문가들과 접촉하는 등 그룹의 이미지통합(CI)작업을 비롯한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GS홀딩스를 중심으로 신규사업 아이템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11월 중 신사업 구상을 비롯한 그룹의 향후 비전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그룹은 내년 초까지 LG그룹과의 계열 분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 확대방안도 나오고 있다. 우선 백화점과 슈퍼마켓, 24시간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LG유통 사업망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5개 매장을 추가로 여는 등 LG슈퍼 부문에 400억원을 투자하고 LG25는 1,800개 점포를 2,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핵심 자회사인 LG칼텍스정유도 중국 칭다오에 벤젠 톨루엔 자일렌(BTX) 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또 브랜드를 ‘GS’로 바꾼다는 원칙아래 로고 및 심볼 등 CI 작업을 연말까지 완성키로 하고 경영이념과 비전 설정을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서울 역삼동 강남타워를 GS이미지에 어울리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단지로 만들기 위한 리모델링 작업은 이미 이달 초 시작했다.
구씨와 허씨의 지분 정리가 진행되면서 GS홀딩스의 대주주 지분 분포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GS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LG그룹 못지 않게 복잡해 허 회장 이외에 48명의 허씨 일가(총 39.26%)들이 특수관계인으로 등재돼 있다. 허 회장(3.46%)과 4형제가 12.82%의 지분을 확보, 허씨 일가 내에서도 가장 많은 몫을 갖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인 허완구 승산회장은 4.51%를 보유, 단일 최대 주주에 올라 눈길을 끈다. 그룹 관계자는 “일가 모두 우호적인 관계로 경영권 확보에는 이상이 없다”며 “지분 정리가 끝나지 않은 만큼 최대 주주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수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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