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케이스로 걸리면 수천만원의 벌금에다 실형도 살판인데 누가 장사를 하겠습니까.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야죠."'성 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23일 0시를 기해 경찰은 서울 청량리와 미아리, 장안동과 강남 등 유흥업소 밀집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특별법 시행에 따른 경찰 단속이 연일 언론을 통해 예고된 탓인지 청량리와 미아리 집창촌은 대부분 업소가 문을 닫아 썰렁한 모습이었다.예전처럼 가격을 흥정하는 행인들은 일체 보이지 않고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만 서성거렸다. 가게 문을 닫고 삼삼오오 모여있던 업주들은 단속 경찰관들을 향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업주는 "현실적으로 성매매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별법까지 만들어 우리 목을 죄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불평했다.다른 업주는 "윤락행위방지법 시행 때도 그랬듯이 초반 한달 가량만 조심하면 다시 영업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경찰은 이날 집창촌과 티켓다방, 단란주점, 퇴폐 이발소 등 성 매매가 이뤄지는 모든 종류의 업소에 대해 불심검문을 실시했다.그동안 입수한 제보나 첩보를 바탕으로 '요주의' 업소를 우선 대상으로 삼았지만 단속성과는 미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한달간 성 매매 알선자나 업소, 성 매수자에 대해 무차별 단속을 벌일 방침"이라며 "집창촌의 마약투여와 인신매매, 화대 착취 및 성 매매 강요행위 등이 중점 단속대상"이라고 말했다.
성 매매 특별법에 따르면 윤락을 강요한 업주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 성 매매 알선자는 7년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성 매수자도 무조건 입건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성매매 특별법' 문답풀이
-어떤 경우 성매매 행위로 처벌 받는가.
“금품을 수수하거나 약속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직접적인 성행위는 물론,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행위’까지 처벌한다. 종전 윤락행위방지법에는 성행위만 규정하고 있어 성매매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았다. 남성이 성을 판 경우도 포함된다. 다만 금품이 오가지 않았다면 처벌할 수 없다.”
-성 구매자에 대한 처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에 처한다는 규정은 종전과 같다 하지만, 그동안은 대부분 훈방됐으나 앞으로는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 전원 입건하게 된다. 사회봉사ㆍ수강명령 등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게 한 것이 특별법의 특징이다.”
-성을 판 여성은 무조건 처벌을 면하나.
“ 피해여성이 업주 등 타인으로부터 폭력이나 협박 등 모든 형태의 강요에 의해 성매매에 나섰을 경우 처벌 받지 않는다. 다만 인터넷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상대를 물색, 영업을 하는 경우는 성 구매자와 동일하게 처벌 받는다.”
-피해여성이 업주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리고 아직 성매매에 나서지 않았어도 빚이 무효가 되나.
“그렇다. 업주 등 성매매 관련자가 성매매 행위와 관련하여 종업원에게 빌려준 돈은 그 계약의 형식이나 명목에 상관 없이 무효다. 이때 종업원이 이미 성을 팔았든지 팔 예정이든지는 문제되지 않는다.”
-성매매 신고 보상금 지급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보상금 지급 규정이 있지만, 예산 확보가 안돼 실제 보상금 지급은 2006년 1월 1일 이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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