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방합성 대사과정 전반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발견해 비만과 지방간 치료제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했다.경북대 유전공학과 허태린(48) 교수 연구팀은 형질전환 생쥐에서 체내 영양분의 지방 및 콜레스테롤 전환과정을 조절하는 ‘IDPc’라는 유전자를 발견, 그 기능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식욕과 관련해 비만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알려진 적은 있었으나 지방의 합성과정을 동시에 제어하는 유전자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IDPc 발현을 증가시킨 결과 생쥐의 체중이 30% 증가함은 물론 혈중 중성지방은 1.7배, 콜레스테롤도 2.5배 증가해 비만과 함께 고도의 고지혈증이 유발됐다. 또한 이 유전자의 발현 증가는 렙틴, aP2, 아딥신, LPS 등 비만세포에서만 특이하게 나타내는 유전자의 발현도 증가시켰다.
허 교수는 “생체에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합성대사 과정을 동시에 제어하는 비만 유전자로서는 IDPc가 처음 보고된 것”이라며 “DNA 칩 분석 결과 IDPc 활성을 억제하면 지방합성 대사 및 지방세포 성숙에 필요한 핵심 유전자의 발현도 효율적으로 억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비만 외에도 고지혈증ㆍ지방간까지 동시에 유발시키는 기능이있는 비만유전자는 IDPc가 유일하다"면서 "이 유전자는 기존에 알려진 비만유전자들과는 작용과 기능, 이용가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또 “지방합성에 관한 대사과정을 IDPc 유전자가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식욕조절이 필요없어 부작용이 적은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한방 및 국내 자생식물로부터 IDPc 발현을 저해하는 물질을 확인, 이를 이용한 관련 질병 치료용 천연 신약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생화학계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컬 케미스트리 저널’ 10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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