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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푸틴 회담/주요 합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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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푸틴 회담/주요 합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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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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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강화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합의하는 등 크게 두 갈래의 성과를 거뒀다.

양국 관계 및 북핵 문제 해결

두 정상은 전날 비공식 '다차 회동'에 이어 이날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채택한 공동선언을 통해

양국 관계를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는 상호 신뢰에 기초해 에너지·우주기술·정보기술(IT)·해양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지향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청와대 정우성 외교보좌관은 "양국이 1994년 6월 선언한 '건설적이고 상호보완적 동반자 관계' 보다 진일보한 개념이며 미래지향적 협력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국의 동북아시대 구상과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전략을 호혜적으로 접목시키자는 데도 견해를 같이 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6자회담 틀 내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한 화해·교류 증진 노력을 긍정 평가했으며 우리측은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협력 증진을 위한 러측의 건설적 역할을 평가했다.

경제·통상 협력

자원의 보고인 동시베리아 극동지역 유전개발과 송유관 건설사업 참여의 물꼬를 터서 장기적인 에너지원 확보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러시아 국영석유공사는 이날 동시베리아 극동지역 유전을 공동 개발키로 하는 협력약정(MOU)을 체결했다. 한국측 지분을 감안한 석유 확보량은 17억 배럴로, 이 사업은 금년 중 기술 검토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 중 탐사가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이 가스협력협정을 조속한 시일 안에 체결키로 합의하면서 그 동안 민간 주도의 한계로 인해 추진이 지연돼온 동시베리아 가스 도입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양국 정부는 이날 우주소재 연구, 우주 발사체 개발, 과학자 교류 등에서 협력하기 위한 '우주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07년께를 목표로 한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배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기업의 프로젝트 수주

두 정상은 이날 양국 기업들간의 계약 체결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관심을 보였다. LG상사는 러시아의 타타르스탄 국영 석유회사와 총 30억 달러 사업 중 1단계 사업 17억 4,000만 달러에 이르는 타타르스탄 정유 화학단지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4억 달러 규모의 하바로프스크 정유공장 개보수 사업을 수주했다. 수출입은행은 정유화학단지 건설 등에 소요되는 금융 지원을 위해 타타르스탄공화국과 MOU를 체결했다.

모스크바=김광덕기자

kdkim@hk.co.kr

■"나와보니 기업이 바로 나라"/盧대통령, 기업광고판 소회 밝혀

노무현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첫날인 20일 "여러 과제가 있지만 먹고 사는 게 첫째"라며 기업과 정부의 일체감을 각별히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며 "밖에 나와 보니 기업 따로, 정부 따로가 아니고 함께 손잡고 뛰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특히 노 대통령은 공항가도 곳곳의 한국기업 광고판을 언급한 뒤 "외국에 나와 보니 '기업이 바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경제는 결국 기업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의 만찬 계획이 푸틴 대통령의 다차(별장)초청으로 갑작스럽게 취소되자 "못다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국내에서 있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행사에는 삼성 이건희, LG 구본무, 현대차 정몽구, SK 최태원,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모스크바=김광덕기자

■ 訪러 이모저모/ "퇴임후 시베리아 열차 여행"

노무현 대통령 내외는 러시아 방문 이틀째인 21일 이른 아침부터 온종일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옆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 안에 있는 무명용사묘에 헌화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러시아 군의장대의 사열을 받은 뒤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란 표찰이 쓰여진 조화를 헌화하고 묵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러시아 인사들을 위한 서훈식을 가졌다. 스테파신 감사원장에게는 광화장을 수여했고, 우리 남극 기지 대원 구조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사하로프 남극 벨링스하우젠 기지대장에게는 수교 포장을 간접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선언문 및 양국 기업간 계약 서명식에 참석했다. 공동선언문 서명에 앞서 노 대통령은 " 어제 저녁 개별적으로 만나 격의 없이 가슴을 열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전날 푸틴 대통령의 비공식 만찬 초청에 사의를 표시했다. 공동선언 서명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은 푸틴 대통령의 다른 일정 때문에 질문 없이 마무리됐다.

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만찬에 참석해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구체적 방안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아내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로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력의 맛을 어떻게 느끼느냐'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권력에는 쓴맛도 신맛도 떫은 맛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톨스토이 기념 야스나야 폴랴나 문학상'시상식에 참석해 "지금도 노 대통령은 저에게 '러시아 문학의 찬미자'라고 말하곤 하는데 사실이 그렇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광덕기자

■"다차 회동"/푸틴, 친밀감 표시 별장초청 盧와 2시간여 비공식 만찬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저녁(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모스크바 근교 푸틴 대통령의 사저에서 비공식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처럼 러시아 대통령이 중요한 외국 정상을 개인 별장(다차)이나 사저로 불러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광의의 '다차 회동'이라고 부른다.

양국은 당초 정상간의 비공식 만찬을 추진키로 했으나 구체적 회동 시간은 이날 오후에야 결정됐다. 두 정상 간의 만남은 통역사 2명만 배석시킨 가운데 오후 8시45분부터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정우성 외교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의 별도 회동 제의는 양국 관계를 중시하고 노 대통령과의 우의관계를 돈독히 하고자 하는 뜻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푸틴 대통령이 별도 회동을 가진 경우는 우즈베키스탄과 아르메니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정상과 독일·영국 총리 등"이라고 말했다. 다차 회동 일정이 갑자기 잡히는 바람에 노 대통령과 동행한 한국 경제인의 만찬 회동 계획은 20여분 가량의 다과회로 형식이 바뀌었다.

이번 회동에 앞서 1994년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초청으로 '다차'에서 공식 회담을 가진 바 있다.

모스크바=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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