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저축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있거나 넣어둘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봐야 할 최근 뉴스 두 가지가 있다. 114개 저축은행의 총수신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저축은행수신고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이고, 부산의 한마음저축은행이 부실 경영으로 금융 당국으로부터 6개월간 영업 정지 조치를 받았다는것이 다른 하나다. 저금리를 틈 타 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고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은행으로 고객의 돈이 몰리고 있지만, 이에 비례해 저축은행 리스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특히 최근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4%에서 5%로 높임에 따라 문을 닫는 저축은행이 속속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시 한번 저축은행 재테크의 ‘ABC’를 되짚어봐야 할 때다.
원금은 4,000만원이 마지노선
지난 20일 금융 당국으로부터 영업 정지조치를 받은 부산 한마음저축은행. 총 4만8,000여명의 예금자 중에서 5,000만원 이상 예금자가 1,226명에 달했다. “원리금 5,000만원 이상은 보호되지 않는다”는 수없이 반복되는 홍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0명 중 2~3명은 예금자 보호 대상인 5,000만원을 초과해 예치해 두었다는 얘기다.
이들의 예금 규모는 952억원. 이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여서 1인당 5,000만원을 초과하는 350억원 가량은 그대로 허공에 날릴 판이다.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미리 재테크의 안전 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예치금 원금이 4,000만원을 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저축은행측이 연 6%의 금리를 제시한다고 할 때 이자소득세를 제하고 1년뒤 받을 수 있는 이자는 200만원 가량. 1년 짜리 정기예금 상품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3~5년 장기 상품에 묻어두거나 계속 갈아타기를 할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5,000만원을 넘어갈 수 있는 만큼 예치 원금은 4,0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고금리에 현혹되지 마라
아무리 5,000만원 이하로 돈을 맡겨둔다 해도 자신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이 영업정지되거나, 또 폐쇄되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설사 원리금을 보장 받는다 해도 자신 때문에 국민 혈세(공적자금)가 낭비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더욱 그렇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는 수개월 동안 돈이 묶일 수밖에 없다는 것. 부산 한마음저축은행의 경우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1인당 500만원을 우선 가지급하는 ‘배려’를 했지만, 통상 저축은행에 맡겨둔 원리금을 모두 되찾는 데는 짧아도 2~3개월이 소요된다.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 돈을 찾으려고 해도 발이 묶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은행일수록 이것저것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위험 자산 운용이 많을수록 고금리를 줘서라도 고객의 자금을 유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www.fsb.or.kr) 등에서 거래하려는 저축은행의 재무 현황, 손익 현황, BIS 비율 등을 확인한 후 거래하는 것도 잊지 말자.
우량한 저축은행이라 하더라도 은행에 비해서는 안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예치금을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 가입하는것 역시 기억해둬야 한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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