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모든 핵 프로그램의 중단을 요구받았던 이란이 21일 전격적으로 천연우라늄의 변환작업을 개시했다고 밝혔다.이로써 11월 25일까지 이란의 핵 투명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로 이 문제를 회부하겠다는 미국과 이란은 첨예한 대립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자 아그하자대 이란 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천연우라늄을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 가스로 만드는 실험을 성공리에 수행했다”고 말했다.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 가스를 원심분리기로 재처리하면 원전에 쓰이는 저농축 우라늄 또는 핵무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이 만들어진다.
이란은 이번 실험에 37톤 가량의 천연우라늄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언제 어느 곳에서 이 실험을 실시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란은 아스파한 등지에 원심분리기 관련 시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란은 이번 활동을 ‘실험’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은 이란이 핵 무기 제조를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의 실험 강행은 18일 IAEA가 이란의 모든 핵 프로그램의 중단을 촉구하고 11월 25일까지 핵 투명성을 입증하지 않으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수 있다는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안보리 회부가 이뤄진다면 핵확산금지조약의 추가의정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우라늄 농축실험 중단과 관련된 일체 의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 정부가 결의안을 존중하지 않으면 11월 이전에 조치를 취할 선택권이 있다” 고 경고했다.
특히 외신들은 미국이 이란 핵 시설 등에 대한 기습적인 공격에 대비한 군사훈련까지 진행중 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란이 이라크 다음의 미국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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