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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용 前국립국악원장 17년만에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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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용 前국립국악원장 17년만에 무대

입력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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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국립국악원장 직에서 물러난 윤미용(57)씨가 오랜 만에 가야금연주자로 무대에 돌아온다. 21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정악 가야금 발표회를 한다. 무려 17년 만이다.추계예대 교수로 있던 1980년 5월 독주회를 하려다 5ㆍ17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못했다. 그 뒤 국립 국악중ㆍ고등학교 교장으로 16년 간 학생들을 뒷바라지했고, 다시 국립국악원장으로 4년 4개월 동안 일하느라 가야금 연주를 못했다.자신의 이름을 건 발표회로는 처음인 이번 무대는 정악의 백미로 꼽히는 ‘영산회상(靈山回上)’을 본래 형태인 성악곡으로 최초로 재현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영산회상’은 모두 9곡의 관현악 모음곡으로, ‘영산회상불보살’이라는 가사가 딸린 노래였던 것이 기악곡으로 변한 것이다.영산회상은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설법을 할 때 갑자기 연꽃 한 송이를 들어보이자 제자 가섭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는 이심전심의 일화가 태어난 자리를 가리킨다. 이번 성악곡 재현은 영산회상 중 가장 느리고 긴 상령산 가락에 ‘영산회상불보살’ 가사를 얹어 노래하는 것으로 이상규가 작곡하고, 전통가곡의 명인 김동규가 부른다.

국악중고등학교 시절 제자들과 함께 꾸미는 이번 무대에서는 영산회상에 별도의 모음곡인 ‘천년만세’(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를 연결한 ‘가즌회상’도 연주한다.

영산회상은 느리고 화평하여 마음을 닦는 데 제격이다. 제일 느리고 긴 상령산으로 시작해서 맨 끝 타령과 군악까지 한 바탕을 타려면 한 50분 걸리는데, 쉬지 않고 연주한다. 여기에 천년만세까지 붙이면 물론 더 길어진다. 긴 호흡으로 유장하게 연주하고 감상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음악이다. (02)580-330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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