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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학개혁, 시장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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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학개혁, 시장에 맡겨야

입력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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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고 있다.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산업에는 지식ㆍ정보나 새로운 기술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이에 맞는 인적자원 공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그러나 우리 대학 교육은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하였으나 질적인 수준은 매우 미흡하다. 1970년대에 비해 2004년에는 대학생 수가 약 18배 증가하였다. 그러나 대학 교육은 산업 현장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2004년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 대학 교육의 경제ㆍ사회 요구 부합도는 60개 국 중 59위에 머물고 있다. 전경련 조사를 보아도 신입사원들이 대학에서 습득한 지식과 기술은 기업에서 필요한 수준의 26%에 불과하다. 이들을 재교육시키는 데 평균 2년이 걸린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대와 전문대의 미충원율까지 증가하고 있다.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 구조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 구조 개혁 방안을 제시하였다.

먼저 대학의 구조 개혁은 시장이 담당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대학의 존속 여부는 학생이나 학부모, 기업 등 수요자가 결정한다. 수요가 적어 경쟁적이지 못한 대학이나 학과는 당연히 시장에서 머물 수 없다. 정부가 할 일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통폐합되거나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는 기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대학이 다른 기관을 인수ㆍ합병하거나 스스로 시장에서 나가는 것이 자유로워야 한다.

특히 대학 인수ㆍ합병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풀어 주어야 한다. 재산출연자에게 재산의 일부를 환원하거나 기업체 연구소에 임대해 주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둘째, 그럼에도 시장이 실패하는 경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시장 수요가 극히 제한된 기초과학이나, 문화, 역사부문 등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대학도 지방자치단체가 인수하거나 민영화해야 한다. 국립대학 간 교육ㆍ연구의 유기적인 상호협력도 대학 스스로 결정하여야 한다. 조직ㆍ정원ㆍ재정ㆍ인사 등 모든 부문에서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대학 정보 공시제의 도입이 바람직하다. 대학은 전공별 졸업생 취업률, 교수 1인당 학생 수, 대학 평가 결과 등을 공개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이를 보고 학교를 선택한다. 경쟁력이 낮으면 학생이 지원하지 않고 그 결과 충원율이 낮은 대학이나 학과는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한다. 또한 대학의 연구ㆍ교육의 질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신뢰 받는 민간 평가기관을 다양화해야 한다.

넷째로 영리법인도 학교를 설립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기업이 교육시장에 참여하면 대학 간 구조조정을 원활히 촉진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계와 대학 간 인력 수급 불균형이 해소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 간 경쟁을 촉진하여 고등교육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인적자원도 고급화된다는 점이다.

다섯째, 대학 시장의 전면 개방도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국내 대학이 외국 대학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대학에 대한 과감한 규제 완화 및 자율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교육 개방은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소비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수들은 강한 경쟁 압력에 직면하게 되어 학문 업적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규황 전경련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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