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인치 금빛 라이더컵을 놓고 벌인 대륙간 골프전쟁은 유럽의 압승으로 끝났다.20일(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오클랜드힐스골프장 대회 최종일. 5-11의 절대적 열세에 놓인 채 싱글매치플레이에 나서는 12명의 미국선수들은 6-10으로 뒤지다 마지막 날 대역전극을 펼친 1999년 브루클린대회의 환호를 기대했다. 첫 주자로 나선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필 미켈슨, 데이비스 러브3세, 짐 퓨릭 등이 경기초반 일제히 유럽 팀을 앞서 나갈 때만해도 이 같은 희망이 현실로 다가서는 듯 했다.
그러나 기적은 없었다. 콜린 몽고메리가 6번째 주자로 나서 스코어보드에 처음으로 파란 불(유럽 리드를 의미)을 켠 것이 신호탄이었다. 그의 신호에 맞춰 8번홀까지 미켈슨에게 2홀차로 끌려가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이후 4홀을 따내며 역전승, 미국의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5번째 주자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케니 페리에게 1홀차로 이기고,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가 데이비스 러브3세에 비긴 상황에서 몽고메리는 데이비드 톰스에 1홀차 승리를 거둬 대회 2연패를 확정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몽고메리는 첫날 우즈-미켈슨으로 구성된 미국의 필승카드를 꺾은 데 이어 싱글매치에서 7전 전승의 관록을 이어가는 등 이번대회의 최대 영웅으로 떠올랐다.
유럽은 이날 7승1무4패로 승점 7.5점을 보태 합계 18.5점으로 9.5점에 그친 미국에 대회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의 치욕을 안겼다. 유럽은 또 28년 만에 우승컵을 안았던 1985년 이후 10차례 대회에서 7번이나 미국을 꺾는 강세를 유지했다.
한편 세계 최강 드림팀이 안방에서 연출한 최악의 드라마에 미국팬들은 크게 실망한 분위기. 주장의 작전부재는 물론 월드스타들이 개인기량을 뽐내려다 팀워크를 놓치고 승부근성도 전혀 없었다며 비난의 화살을 쏟아붇고 있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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