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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눈가리고 아웅'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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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눈가리고 아웅' 교육부

입력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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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정기 이사회 입니다." "그쪽에서는 긴급 총장 간담회라고 하던데요." "이사회가 맞습니다." 20일 기자와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 사이에 오간 대화이다.교육부가 연세대 등 6개 대학에 대해 고교등급제 실태 조사에 착수한 이날 안병영 교육부총리 일정표에는 '오전 11시 대교협 이사회 참석'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부총리가 대교협 이사회에 왜 가는지 궁금했다. 양쪽이 도무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부 관계자에게 확인했던 것이다. 정기 이사회라는 교육부의 대답이 아무래도 이상해 대교협에 물어본 결과,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교육부의 요청으로 이례적으로 마련된 긴급 총장 간담회였다.

교육부는 왜 들통날 것이 뻔한 일을 벌였을까. 대교협 관계자는 "아마도 언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발상 자체가 놀랍다"고 말했다.

고교등급제 논란으로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교육부로서는 가급적이면 외부에 얘깃거리를 제공하지 말자는 의도에서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 공개 시 부총리의 생생한 고교등급제 발언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데다 신경이 곤두서 있는 총장들을 자극, 향후 대입 정책 추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는 것 같다. 하지만 부총리가 참석해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고교등급제를 설명하고 총장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면 굳이 '국민의 알권리'를 운운하지 않아도 공개하는 것이 마땅했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분야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A 총장은 이런 지적을 내놓았다. "고교등급제 의혹을 푼다고 조사를 결정한 교육부가 비밀 회의로 오히려 의혹을 부풀린 모양새 아닙니까." 기자도 이 말에 백번 동의한다.

/김진각 사회1부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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