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중국을 이끌었던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주석의 퇴진에 대해 중국인들은 대체로 ‘쓰커이지’(適可以止: 적당한 때 잘 물러 났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덩샤오핑(鄧小平)과는 위치가 현격히 다른 정쩌민이 덩샤오핑처럼 평당원 신분으로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보유하고 국가 정사를 좌지우지해온 것에 대해 반감이 많았다. 신화통신의 한 기자는 “ 최근 사임설이 돌았음에도 한 동안 더 주석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는데 생각보다 일찍 사임한 것 같다”며 “장 전 주석의 사임으로 후 주석의 5년후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했다.장 전 주석의 사임으로 부패와 연결된 그의 추종세력과 부모의 후광으로 해외유학을 다녀와 공문서와 정부 대출금 등으로 신흥부자가 돼 지탄을 받아온 ‘태자당’(太子黨)이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 속성상 장 전 주석이 사임 결정을 내리기까지 내부적으로 반발이 조정되고 타협이 이뤄지는 등 내부 갈등이 정리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세력 간 갈등설과 관련해서도 집단지도체제라는 속성상 안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한 사업가는 “ 장 전 주석의 퇴진은 자연스럽고 당연하지만 15년 동안 형성된 그의 세력의 동향이 관건”이라며 “당분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 관영 신화통신, 국영 방송 CCTV, 상하이(上海)의 해방일보나 문회보, 상하이TV 등 중국의 대표적인 언론들은 20일 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6기 4중전회)의 결정사항으로 장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사임하고 후 주석이 이어받았다는 사실만 전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의 정치적 고향이며 활동무대였던 상하이에서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하오하오(好好) 선생’(장의 별명)의 퇴진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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