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상자속 2억원’의 정체는 과연 뭘까.안상수 인천시장에게 전달된 ‘굴비상자속 현금 2억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20일이 넘도록 안개 속을 걷고 있다. 경찰은 현금 묶음 띠에서 지문까지 채취하고도 굴비상자 전달자와 돈의 출처 등을 규명하지 못해 의혹의 눈길까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지방경찰청 고위 간부는 20일 “아직 혐의가 명확히 드러난 업체는 없다”며 “수사의 밑그림은 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일부 단서는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경찰은 현금 묶음 종이띠에 적힌 금융기관을 토대로 광주광역시 소재 2개 업체가 인천시가 추진중인 주요 사업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실을 포착, 수사에 일정부분 진전을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들 업체가 수백만~수천만원의 고액 현금을 10여 계좌에서 인출한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뭉칫돈의 로비자금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한 업체 관계자 소환을 하지 않고 관련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도 미루고 있는 점은 석연치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로비자금의 성격, 해당업체, 안 시장과의 연관성 등과 관련해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경찰은 “수사는 밑그림을 그리는데 50%, 증거수집과 물증 등을 잡는데 50%라고 봤을 때 현재 이번 사건을 밑그림을 거의 그려 놓은 상태”라며 “추석연휴 후에는 업체 관계자를 소환할 예정”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자금 출처 및 돈을 준 주체의 사전교감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안 시장을 소환하거나 참고인으로 조사키로 했으나, 이를 보류한 것도 수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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