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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 많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실험단지!/내주 첫공장 건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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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 많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실험단지!/내주 첫공장 건설 예정

입력
200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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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관계자도 개성공단 시범단지가 아니라 '실험단지'라고 하더군요.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 걱정이 많습니다."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를 앞둔 국내 A업체 사장은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그는 "최근 6자 회담이 연기되고 북한이 사린가스 원료를 반입하다 적발됐다는 답답한 소식만 들린다"면서 "미국의 통제는 너무 까다로운 데 주변정세는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고급제품 생산 포기?

개성공단의 2만8,000평 시범단지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첫 공장 건설이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입주대상 15개 국내 기업은 벌써 까다로운 절차에 지쳐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6월 9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업종도 전자부품, 반도체부품, 신발, 의류, 시계 등 다양하다. 저렴한 개성공단의 임금(월 평균 57.5달러), 평당 15만원으로 국내 5분의 1 이하의 토지가격 등 가동될 시설의 경쟁력은 중국을 앞선다.

그러나 이 가운데 4개 업체는 생산설비 반입문제 때문에 아직 남북협력사업 승인조차 받지 못했다. 정동영 장관이 미국까지 직접 날아가 협조를 요청했지만, 바세나르협정(WA)에 따른 전략물자 수출통제규정과 미국의 수출통제법(EAR) 등 난관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부 업체들은 고급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들여가는 것을 포기하는가 하면, 수익성 문제 때문에 입주 자체도 고민하고 있다.

1,400여 종류의 반출물자 중 문제가 되는 것은 선반, 공작기계, 밀링머신 등 10여가지 안팎이다. B사의 경우, 군수설비 전용 가능성 때문에 종합공작기계인 생산필수설비 '머시닝센터'를 구형 제품으로 들여가기로 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에서는 반제품 형태로 물품을 생산한 뒤 다시 남측에 들여와 다듬는 작업을 더 거쳐야 한다.

C사 역시 물자반출 심사가 끝나지 않아 공장 건설계획, 제품 생산 및 판로전략 수립까지 마친 뒤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기술특성명세서 첨부, 현장실사 등 공장 하나 세우는 일이 국내보다 까다롭다"며 "남북과 미국의 힘싸움 가운데 놓여서 실험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닌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미국 태도를 바꿔야 한다.

판로문제도 고민거리다. 최대 수출시장 중 하나인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규정, '메이드 인 북한'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가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미국 수출을 사실상 포기했다.

결국 미국과의 정치적 타결 만이 해법이라는 지적이 늘고 있다. 시범업체 15개가 진출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데, 내년 이후 1단계 공단부지 100만평에 300여개 업체가 입주해 생산시설을 가동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박흥렬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개성공단은 위치는 북한이지만 사실상 남한의 공단과 유사한 성격이라는 논리로 미국측에 설득 중"이라며 "일단 시범단지를 성공시킨 뒤 신뢰를 쌓아 문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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