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업체가 최종 입찰에 참여한 대우종합기계 인수전과 관련, 최대 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일괄매각 방침을 시사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KAMCO가 대우종기 생산직 및 사무직 직원으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과 팬택 컨소시엄의 자금동원능력에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팬택 컨소시엄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KAMCO 연원영 사장은 19일 "대우종기 매각과 관련, 10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2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정할 방침"이라며 "우선 협상대상자 2곳에 대해 우선 순위를 둬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과 먼저 협상하고 잘 안 되면 차순위 업체와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연 사장은 "매각 방식 결정은 전적으로 가격에 달려 있다"며 "분할매각은 자산양도 등의 절차가 있어 비용과 시간이 드는데다 일괄매각보다 가격이 최소한 1,000억원 이상 높아야 하는데 분할인수 희망업체 몇 곳이 포기한 만큼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혀 일괄 매각 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일괄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에게도 방산, 민수 부문의 가격을 따로 써내도록 했기 때문에 부문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콤비네이션 방식'에 의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혀 분할매각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지는 않았다.
연 사장은 이어 우리사주조합과 팬택 컨소시엄에 대해, "노조의 지지를 받는 것은 비가격적 평가항목에서 가산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종업원 대출등 자금조달방법과 실현가능성은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대우종기 인수전은 일괄매각 방식을 희망한 업체 가운데 팬택컨소시엄보다 가격을 더 높게 쓴 것으로 알려진 두산과 효성 측에 상대적으로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팬택컨소시엄측은 "연 사장이 특정업체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발언을 함으로써 대우종기 매각작업의 공정성을 심히 훼손했다"며 이날 오후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진위 파악에 나서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측도 별도의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팬택 관계자는 "연 사장이 대우종기 매각심의위원회의 심의가 끝난 뒤 결과를 공식 발표 해야 하는 데도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정업체에게 불리한 발언을 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한데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한보철강 매각 다시 꼬이나
연 사장은 또 한보철강의 정리계획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이 만든 한보철강 정리계획안에는 AK캐피탈이 미국 뉴욕주 법원과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다”며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패소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대비, 한보철강의 정리계획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측은 “KAMCO가 뉴욕 소송의 피고라는 자사의 입장만을 내세워 패소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KAMCO를 제외한 다른 채권 금융기관들도 “패소 가능성도 희박하고 금액이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우발채무의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을수는 없다”고 반발, 채권단간 갈등도 표면화할 조짐이다.
이에 따라 한보철강 인수절차를 조속히 마무리짓고 당진제철소 운영방안을 마련하려던 INI스틸 컨소시엄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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