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 퇴진 이후 중국의 권력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로 급속히 쏠릴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상하이방(上海幇)등 특정그룹의 독주를 더 이상 허용치 않고, 적절한 권력 안배를 통해 지도체제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19일 발표된 중앙군사위원 개편 내용은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폐막된 16기 중앙위 4차 회의(4중전회)를 통해 후진타오의 군사위 주석 승계로 공석이 된 군사위 부주석에 랴오닝성 출신의 쉬차이허우(徐才厚)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주임을 발탁했다. 장 전 주석의 심복 중 심복인 쩡칭훙(曾慶紅) 현 국가부주석이 기용되리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쉬 부주석이 장 전 주석 집권기간 중 승진한 인물이어서 장 전 주석 측근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장 전 주석의 꾀주머니로 불리면서 상하이방을 사실상 이끄는 쩡 부주석의 군사위 진입실패는 장 전 주석측에는 엄청난 타격임에 틀림없다.
후 주석은 또 군사위 정원을 종전 8명에서 11명으로 늘리면서 차오칭천 공군사령관, 장딩파 해군사령관, 징즈위안 제2포병사령관 등을 발탁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육군 보병 위주의 군사위원 구성을 해·공군에도 안배하는 실용주의적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이런 사정이라면 집단지도체제라는 중국 권력의 특성과 당·정·군에 광범위하게 포진한 장 전 주석의 인맥을 고려하면, 비록 장 전 주석의 영향력은 얼마간 유지될 공산이 클 것이라는 당초 전망은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장쩌민이 덩샤오핑(鄧小平)처럼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황태자와 군주로 비교되던 후-장 관계가 역전되면서 후 주석의 인맥이 장 전 주석 인맥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관측통들은 가장 먼저 후주석의 칭화(淸華) 대학 동문들의 약진을 점치고 있다. 우관정(吳官正)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원 고위관리들인 지아춘왕(賈春旺), 왕슈청, 천칭타이(陳淸泰), 티엔청핑(田成平) 등 칭화방의 향후 거취가 우선 주목된다.
또 후 주석이 오랫동안 관리해온 공산당 청년조직인 공청단 4, 5세대 인맥, 공산당교 인맥, 후 주석의 후원자였던 숭핑(宋平)의 근거지이자 후 주석이 서기로 근무했던 깐수(甘), 뀌조우(貴)州)성의 간부들도 '뜨는 별'들로 부상할 것이 틀림없다.
베이징 =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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