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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 솔로가 이끄는 오페라/獨 유명 작곡가 한스 젠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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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 솔로가 이끄는 오페라/獨 유명 작곡가 한스 젠더 작업

입력
200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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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유명한 현대음악 작곡가 한스 젠더(68)가 한국 악기 아쟁을 전면에 내세운 오페라를 작곡, 내년 베를린에서 초연한다.베를린의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슈타츠오퍼 운터 덴 린덴’에서 6월 23일부터 7월 3일까지 4회 공연될 이 작품은 젠더의 세 번째 오페라 ‘조셉 추장’. 아쟁 독주는 젠더의 제자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우리나라 작곡가 김남국(33)이 맡았다.그는 아쟁 소리에 반해서 아쟁의 명인 윤윤석을 사사하며, 10여년 째 아쟁을 익혔고 아쟁과 서양악기 앙상블의 현대음악을 여럿 작곡했다.

’조셉 추장’은 19세기 미국 인디언 저항운동의 상징으로 남은 실존 인물. 인디언 말로 ‘인무트투야라트랏’으로 불리는 그는 자기네 부족의 땅을 빼앗고 죽음의 땅으로 몰아넣은 백인들에 맞서 싸웠는데, 1879년 워싱턴의 미국 의회에서 백인의 탐욕을 질타하고 인디언의 권리를 웅변하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 젠더의 오페라는 이 인물을 통해 환경보호와 이익 추구, 전쟁과 평화 등 우리 시대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김남국의 설명에 따르면 아쟁은 이 작품에서 메조소프라노와 함께 주도적 역할을 한다. “아쟁 솔로와 메조소프라노가 무대 좌우 허공에 매단 선반에 각각 자리잡은 채 서로 주고받는 형식으로 극을 이끌어 갑니다. 활로 긋고 농현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세 줄을 동시에 누르는 등 전통적인 아쟁 주법에 없는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기법을 많이 요구하는 곡이어서 연주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몹시 힘들어요.

아쟁의 여덟 개 줄을 콘트라베이스처럼 완전 4도로 조율해서 첼로 활로 연주합니다. 첼로 활은 아쟁 고유의 뻣뻣한 개나리 활대와 달리 탄력이 좋기 때문에 현대음악의 미분음 처리나 강약 조절 등에서 좀더 자유롭고 폭넓은 표현이 가능하지요.”

젠더가 아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9년 프랑크푸르트 음대 입학시험 당시 김씨가 들고 온 아쟁을 보면서부터. 젠더는 아쟁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궁금해 했고, 스승의 요청에 따라 김씨는 여러 차례 그의 집을 찾아가 아쟁을 연주했다. 김씨는 “젠더는 동양의 문화에 관심이 많고,‘영산회상’이나 진도씻김굿’ 같은 한국 전통음악도 잘 알고 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동양 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곡을 쓰기는 이번 오페라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젠더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작곡가이기도 하다. 지휘자로도 유명한 그는 독일에서 활동한 윤이상의 작품을 여러 곡 초연했고, 1980년대 초반 여러 차례 내한해 KBS교향악단을 지휘하기도 했다.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를 실내악으로 편곡한 그의 작품은 1997년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이 한국 초연했다.

김씨는 2002년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에서 아쟁, 2대의 타악기, 클라리넷, 첼로를 위한 5중주 ‘화두’로 신진작곡가 최고의 영예인 크라니히슈타이너 상을 받았다. 2년마다 열리는 이 음악제는 현대음악의 메카로 유명한데, 윤이상과 백남준도 이 음악제를 통해 세계적 작곡가로 부상했다. 2002년 수상의 인연으로 김씨는 올해 다름슈타트 음악제에서 위촉작곡가 자격으로 음악극 ‘마중’을 발표해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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