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 수법을 이용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를 알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경찰청은 17일 중국 부동산 투자를 위해 환치기 계좌를 이용, 외환을 불법으로 송금해준 뒤 수수료를 챙긴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부동산 정보업체 사장 김모(36)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중국동포 윤모씨를 쫓고 있다. 또 부동산 투자를 위해 이들에게 외환송금을 의뢰한 대학교수 최모(58)씨 등 1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서울 강남에 무허가 부동산 정보업체를 차린 뒤 작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중국 상하이와 푸둥 지구 부동산에 투자하면 50%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로 유혹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투자자를 중국 현지에 데려가 중국 동포 동업자를 통해 투자대상을 직접 보여준 뒤 매입금의 30%에 해당하는 계약금 7억3,000여만원을 받아 불법 송금해주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인 최씨 등이 국내 부동산업체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김씨 등이 중국내 동업자 계좌에서 중국 돈으로 인출해 대금을 치르는 환치기 수법이 사용됐다.경찰 관계자는 “개인이 해외부동산을 취득하려면 한국은행 총재에게 신고한 뒤 국내은행을 통해 해외로 대금을 송금해야 하는데 이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불법 환치기 수법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적발된 투자자는 대학교수나 사업가 등 부유층이었으며 이들은 푸둥지구의 50~80평형대 고급빌라(시가 1억4,000만~4억원)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관련장부 및 계좌 거래내역을 근거로 달아난 일당을 추적하는 한편 이 같은 불법 해외투자를 알선하는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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