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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살리기' 농촌주민이 1억 모아/평창 차항2리 주민들, 도암初에 장학금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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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살리기' 농촌주민이 1억 모아/평창 차항2리 주민들, 도암初에 장학금 쾌척

입력
200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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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을 동고동락했던 마을 학교가 문을 닫을 처지에 있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강원 평창군 도암면 차항2리 주민들이 학생수가 해마다 급감해 폐교될 위기에 처한 지역 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이 마을 주민 70여명은 17일 도암초등학교를 방문, 1억원의 장학기금과 학생들의 1년치 급식비 520만원을 전달했다.

1932년 개교이래 2,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도암초등학교는 마을의 대표적 교육기관이자 유일한 인재양성의 요람이었다. 50년 창단된 스키부가 54년째 전국대회를 석권해 왔으며 지난해 전국 동계체전에서도 전교생 26명 가운데 선발된 선수들로 초등부 노르딕 전종목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스키명문교로 빛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한때 전교생이 200명을 넘기도 했던 이 학교의 학생수가 줄기 시작한 것은 80년 중반부터. 고랭지 농업에 종사하던 삶의 터전을 버리고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가고 아이들도 외지 전출이 잦아지면서 학교가 썰렁해지기 시작했다. 갈수록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급기야 학교는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한 초미니 학교로 전락, 폐교를 눈 앞에 두게 됐다.

보다못한 주민들이 학교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차랑2리 주민들은 최근 마을 반상회를 열어 “70여년간 마을 교육의 중심이 된 학교를 우리 손으로 살리자”는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주민들은 86년 마을기금으로 구입한 공동토지(4만6,000평)를 매각해 얻은 이익금 가운데 1억원을 장학기금으로 조성, 이날 학교에 전달하면서 교육환경 개선과 인재육성을 위해 써줄 것을 당부했다.

차항 2리 최찬경(58) 이장은 “자식 4명이 모두 도암초등학교를 다녔기에 누구보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며 “장학금과 급식비 지원 등으로 교육환경이 개선되면 우수한 인재들의 외지전출을 막고 학교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항 2리 주민들의 ‘학교살리기 운동’은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이웃 차항1리 주민들도 연내에 5,000만원을 모아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했으며, 동창회에서도 역시 5,000만원의 학교지원기금을 조성하기로 약속했다.

도암초등학교 이문자(59ㆍ여) 교장은 “어려운 실정에 있는 시골학교를 위한 주민들의 각별한 애정에 감사한다”며 “장학금은 우수 교사 초빙, 학교 건물 신축 등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평창=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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