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비용으로 최대 451억원을 부산시에 지원하기로 16일 합의했다. 그러나 부산과 막판까지 유치 경쟁을 벌이다 탈락한 제주는 "부산이 모든 비용을 자체 부담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강하게 반발했다.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부산시가 국비 지원을 요청한 647억원 중 유엔평화공원 조성 150억원,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이전 110억원, 김해공항 의전실 개축 20억원, 1차 정상회의장인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보수 55억원 등 총 33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당초 부산시가 부담하기로 했던 2차 정상회의장 신축비용 194억원 중 최대 116억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정부에 제출한 APEC 유치 제안서에서 UN평화공원(UN묘지) 조성비의 50%인 150억원만 지원해주면 나머지는 시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기획예산처는 "부산시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7월 부산시가 개최도시 확정 후 요청한 APEC관련 국비 845억원을 전액 제외시킨 데 이어 긴급예산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일단 반영해줄 것을 요청한 489억원도 삭감했다. 그러나 김혁규 조경태 의원 등 열린우리당내 부산·경남출신 의원들이 예산지원을 강하게 요구하는 바람에 정부가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개최도시 선정과정에서 정치논리가 개입됐음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하고 "제주에서도 APEC정상회의와 연계된 3개의 국제회의가 열리는 만큼 개최비용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