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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개정안 놓고 충돌/野, 공정거래법 처리 실력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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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개정안 놓고 충돌/野, 공정거래법 처리 실력저지

입력
200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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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16일 국회정무위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심야까지 대치했다.열린우리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희선 위원장 직권으로 정무위 전체회의를 소집,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으나 한나라당이 위원장석등을 점거하는 바람에 회의 개의가 지연됐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법안처리를 물리적으로 막은 것은 17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 시작 30분 전인 오후 3시30분부터 회의장에 모여 실력저지 태세에 들어갔다. 정무위 소속 의원은 물론 원내대표단도 총 출동했다. 유승민 의원이 위원장석을 점거했고, 나경원 이계경 남경필 권영세 의원 등이 주변을 둘러싸 김 위원장의 개의선언을 원천 봉쇄했다.

잠시 뒤 우리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서 여야간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됐다. 우리당 채수찬 의원은 유승민 의원에게 "마음대로 정무위원장이 되셨네요"라며 비꼬았고, 김희선 위원장은 "왜 남의 자리에 앉아있느냐"고 유 의원에게 따졌다. 또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여당이 날치기 회의를 하는 것은 국민 배신행위"라며 고함을 치자, 김 위원장은 "절차에 따라 하는 게 무슨 날치기냐"며 반박하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어 "여당은 경제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거다."(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친 재벌당임을 시인하는 거냐."(우리당 전병헌 의원) "재벌당으로 비쳐도 바른 일 하겠다."(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등 양보 없는 입씨름이 계속됐다.

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회의장 점거를 풀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긴급 의원 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모색했으나 달리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현미 의원은 "이 법의 조속한 통과를 바라는 대기업이 많은데 한나라당은 단지 일부 재벌의 이익만을 위해 법 통과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양당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직권으로 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비난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개정안은 충분한 논의를 안 거친 졸속 악법"이라며 "다수를 내세워 날치기 하겠다는 것이야말로 폭력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자청, "한나라당의 발목잡기식 태도로 원만한 상임위 운영이 어려워 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맞섰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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