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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故 설원량 회장 유족 상속세 1,355억/사상최대 액수 자진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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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故 설원량 회장 유족 상속세 1,355억/사상최대 액수 자진신고

입력
200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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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별세한 고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유족들이 16일 국내 상속세 사상 최대인 1,355억원의 상속세를 내겠다고 신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그 동안 국내에서 기업인들이 타계한 뒤 유족들이 낸 상속세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단 두 차례. 지난해 9월 별세한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유족이 1,338억원을 냈고, 97년 별세한 고 이임룡 태광산업 회장 유족이 1,060억원을 납부했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은 729억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유족은 300억원,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은 176억원을 냈었다. 대한전선은 국내 재계 서열 30위권에 속하지만 상속세 만큼은 1위를 기록한 셈이다.

고 설 회장의 유족으로는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누이로 대한전선 고문을 맡고 있는 부인 양귀애(57)씨와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장남 윤석(23), 미국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차남 윤성(20)씨 등이 있다.

이들은 세무당국에 상장 법인인 대한전선 주식 1,297만5,952주(평가총액 937억원)와 부동산 등 3,339억원의 재산을 상속 받게 됐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상속세를 모두 현금으로 납부할 계획이어서 대주주 지분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평소 기업인의 의무를 유달리 강조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몸소 실천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 법대로 처리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국내 굴지의 재벌들이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통한 변칙 상속이나 증여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대한전선 유족들의 '법대로 상속세 신고'는 재계의 귀감으로 평가된다.

고 설 회장은 고 설경동 대한산업그룹 창업주의 3남으로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64년 대한전선에 입사했으며, 72년 사장에 취임했다. 설 전 회장의 형은 대한방적을, 동생(4남)은 대한제당을 갖고 독립했다.

생전 설 회장은 사장에 취임한 이후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는 내실 경영으로 대한전선그룹을 삼양금속, 쌍방울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키워냈다.

기업 총수답지 않게 한번 쓴 화장지를 재활용해 쓰고 점심은 언제나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하는 등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했다. 또 두 아들이 해외에 나갈 때 절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지 못하게 했을 정도로 자녀교육에 엄격해 장남 윤석씨는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고 윤성씨도 유학을 마치는 대로 군복무를 할 계획이다.

남아공 등에 투자법인을 설립, 해외투자도 활발하게 하고 진로 인수에 뛰어들어 사업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는 대한전선은 설 회장 별세 이후 7월 임종욱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에 선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췄다.

박천호 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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