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나 고스톱을 쳐본 사람이라면 판이 끝나고 서로 잃은 돈과 딴 돈을 맞춰보았을 때 그 금액이 서로 맞지 않았던 경험이 흔히 있을 것이다. 결론은 두 가지 중에 하나다. 첫째 돈을 잃은 사람이 자신이 잃은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잃었다고 하는 경우이고, 둘째 돈을 딴 사람이 자신이 딴 돈보다 더 적은 돈을 땄다고 하는 경우다.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본전심리’ 때문이 아닌가 한다.
본전심리는 돈을 잃은 사람이건 딴 사람이건 자신이 보유했던 최고 수준의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적인 착각으로 인해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가 하곤 한다.
어떤 종목을 1만원에 매수한 사람의 예를 들어 보자. 만약 매수한 후 주가가 하락하여 9,000원이 되었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매수한 1만원이라는 본전에 대한 미련 때문에 손절매를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하면 자신의 매수단가인 1만원이라는 가격은 현재의 투자결정에는 별 의미가 없다.
주가는 자신의 매수단가와 관계가 없는 미래의 기대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기대되는 이익이 9,000원보다 크다면 계속 보유하겠지만, 그 경우가 아니라면 즉시 매도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만 추가적인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반대로 1만원에 매수한 주가가 운이 좋아서 2만원이 되었지만 매도 타이밍을 놓친 이후에 1만5,000원까지 하락한 경우는 어떨까? 사람들은 아마도 5,000원을 벌었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2만원에 팔았다면 1만원을 벌 수 있었다고 먼저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만5,000원에서라도 팔았으면 50%의 수익이라도 챙길 수 있었을 것을 2만원을 자신의 본전으로 생각한 나머지 계속 보유하다 결국은 최초 자신이 매입한 가격수준 혹은 그 이하에서 매도하게 되는 경험을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식을 매수한 이후 매도를 위한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미래의 주가전망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지 자신의 매수단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자신이 산 가격은 빨리 잊을수록 좋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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