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증권사의 첨단 투자기법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외펀드 투자상품에 대한 인기가 최근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 판매된 해외 펀드들은 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유럽, 중남미에 투자하는 일부 주식형 펀드만이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고, 국내 투자자가 주로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는 가까스로 손실을 모면하는 수준이었다.14일 펀드 평가기관인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주식형 펀드의 올 초 이후 수익률(7일 기준)은 주로 동유럽국가에 투자하는 이머징 유럽 펀드가 13.29%로 가장 높았고 일본과 이머징 라틴아메리카 펀드가 11.83%와 10.11%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글로벌 펀드나 미국, 아시아, 유럽, 인도, 중국 대상 펀드는 2%대의 손실을 기록하거나 가까스로 1%대 수익률을 올리는데 그쳤다. 특히 국내에서 많이 판매된 이머징 아시아 펀드는 손실률이 5.91%에 달해 가장 저조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일본(8.05%)과 이머징 라틴아메리카(0.26%)를 제외하고는 모두 손실을 보였으며, 이머징 아시아(-9.54%)를 비롯해 미국(-6.17%)과 인도(-6.14%) 등은 손실률이 컸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적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외펀드가 판매 당시 장점으로 내세우던 첨단 투자기법이 실전투자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연초이후 1.96%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6개월 성적도 9.55%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의 경우는 아시아(2.27%), 미국(1.29%), 이머징(1.03%) 등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유럽(-0.73%)과 글로벌(-0.55%) 펀드는 손실이 났다. 특히 6개월 수익률은 이머징(0.87%)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2% 이내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연초이후 4.63% 수익률을 6개월간은 3.48%의 수익을 올려 해외펀드보다 성적이 월등히 좋았다.
대한투자증권 국제영업팀 이정완 부장은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동유럽과 중남미, 일본을 대상으로 한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지만, 동유럽ㆍ중남미 관련 펀드에 투자한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아시아 채권형 펀드나 미국의 하이일드 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주식형에도 중국이나 이머징 아시아펀드에 투자한 경우가 많아 해외 펀드에 투자해 재미를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아 상품선택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선진국증시를 통해 위험을 분산한다는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며, 특히 환차손의 위험성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선물환 매입 등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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