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에서 일어난 ‘폭발’의 진상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핵실험이나 이에 견줄 만한 거대 폭발에 뒤따르는 버섯구름이 확인됐다는 출처 불명의 정보는 ‘특이한 형태의 연기 구름’으로 물러섰고, 한국 지진계가 포착했다는 상당한 규모의 진동은 다른 지역의 자연 지진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온갖 추측이 난무하다가 곧 반론에 부딪쳐 잦아드는 상황이 거듭되고 있어 도대체 대규모 폭발이 있긴 있었던 것인지 자체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여기저기서 흘러 나온 조각 정보와 무리한 추측이 마구 뒤섞이고 있는 것은 정부의 정보 통합ㆍ분석이 체계적 설명으로 이어지지 못한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밝힌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산악폭파 작업”은 이번 ‘폭발’에 대한 북한의 첫 언급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를 두고 수력발전소 입지의 적절성이나 공법 등 기술적 문제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북한 고위 인사의 발언인 데다 곧 진위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대의 날씨만 좋아지면 ‘아리랑 1호’ 위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또 고지대의 협곡을 막아 댐을 건설할 때 산의 일부를 폭파해서 물길을 막은 예는 1963년에 완공된 일본의 구로베(黑部) 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일로 나라 전체가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럽다는 점이다. 혼란한 정보를 흘린 쪽이나 이를 이리저리 부풀린 쪽의 의도가 무엇이든 정부는 최소한의 교통정리를 해야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모든 채널과 소스를 동원해 신중히 판단했고, 상황관리나 미국과의 정보교류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공식 정보 판단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특급 정보 누설’이 된다는 점에서 일부러 흐린 것이 아니라면 눈 앞의 이 혼란은 무엇인지를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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