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의 “도시 저소득층 및 농어촌지역 생활친화적 문화공간 조성사업”이라는 긴 이름의 프로그램에 민간추진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화적 인프라가 미비한 소외지역의 유휴공간을 지역주민과 밀착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공공사업이다. 현황 파악을 위해 100여개 가까운 지역을 일일이 다녀야 했다. 전국 사방에 흩어져 있는데다 보통 외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물어 물어 서너 시간씩 자동차를 달려 하루 너 댓 개 장소를 돌고 나면 거의 탈진할 지경이었다.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담양의 창평이라는 농촌 마을. 빠듯한 일정상 일요일에 찾아갈 수 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면장님과 지역유지들이 나와 우리를 맞아주셨다.그리고는 이 시골마을에 문화공간이 왜 꼭 필요한지, 지원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간곡히 얘기하는 그들의 열의와 정성에 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외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현장을 안내한 고령의 거창문화원장님, 평생을 바쳐 가꾸어온 학교가 폐교되자 문화공간으로 내놓은 고흥의 설립자 가족, 철원 장흥사리의 농부 이장님 등 수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은 시간을 쪼개 실사에 참여한 민간위원들의 수고가 보람 있는 것이 되게 하는데 충분했다.
이런 지역문화 지킴이들의 열정에 화답한 것은 산더미 같은 서류를 점검하고, 휴일도 반납한 채 같이 발로 뛰면서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중앙부처 직원들의 노력이었다. ‘칼퇴근’ ‘복지부동’이니 하여 도매금으로 비난 받기 일쑤인 풍토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일선 공무원들의 헌신이 균형 있는 문화발전에 주춧돌이 되는 것임을 확인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선철 폴리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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