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미끼로 정신장애인들을 유인해 이들 명의로 휴대폰을 개설한 뒤 인터넷을 통해 판매, 8,000여만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13일 경기 성남중부경찰서가 약취유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모(38)씨와 김모(34)씨 등 6명은 정상적인 의지표명이나 말을 하지 못하는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씨는 5월20일 성남 모란 지하철역에서 정신지체 3급인 송모(28ㆍ여)씨에게 접근, “봉제공장에 취직시켜 줄테니 따라오라”고 속여 송씨를 잠실역으로 데려간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씨에게 70여만원을 받고 넘겼다.
김씨는 송씨를 남양주시의 한 농가주택에 데려가 감금시켜 놓고 구리시와 인천시 일대 동사무소를 오고가며 송씨 명의의 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 받았다. 이어 김씨는 송씨 명의로 휴대폰 14대를 개설한 뒤 인터넷 카페를 통해 휴대폰 1대당 30만∼35만원씩을 받고 판매했다.
김씨 등 일당은 지난 4월말부터 이 같은 수법을 이용,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역에서 정신지체장애인 56명을 유인해 남양주의 농가에 감금시켜 놓고 이들 명의로 휴대폰 386대를 개설한 뒤 인터넷 판매를 통해 모두 8,000여만원을 챙겼다.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 대포폰은 누군가에 의해 주로 사용요금이 비싼 해외통화에 이용됐다. 송씨에게는 2개월동안 3,000여만원이 넘는 통화요금이 부과됐으며 나머지 장애인들에게도 적게는 100여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요금이 부과되는 등 56명의 장애인에게는 모두 3억9,400여만원이 넘는 통화요금이 부과됐다.
경찰은 송씨 등 정신장애인들의 인감 수천여통이 식당이나 술집의 사업자등록 및 부동산 사기대출에 이용된 증거를 추가로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