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떼가 브로드웨이를 파괴했다.’9월초 있었던 공화당 전당대회로 인해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큰 타격을 본것을 비꼰 말이다. 코끼리는 공화당을 상징하는 동물로 전당대회 기간 동안 뉴욕 맨해튼 거리는 온통 공화당원과 부시 대통령과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대에 의해 점령당했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박스오피스 집계를 보면 총26개 뮤지컬이 판 티켓은 1,259만5,294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21%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노동절 연휴가 있기까지 조금씩 매출이 늘어난 데 비하면, 전당대회가 여름장사를 잘 마치던 브로드웨이에 찬물을 뿌리 격이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동안 도로에는 차량의 통행을 일부 제한했고, 엄청난 인력의 경찰이 동원되면서 뉴요커를 맨해튼 밖으로 몰아냈고, 관광객들도 뉴욕시 방문을 꺼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노동절 연휴를 앞둔 덕에 아예 짐을 싸 휴가를 가 버리는 사람들까지 늘어 거리가 한산할 수 밖에 없었다. 올 토니상 최우수뮤지컬상을 받아 소위 가장 잘 나가는 공연인‘애브뉴 Q’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루 8,000여 달러의 수입감소를 보일 정도였다. 공화당은 일부 브로드웨이쇼 티켓을 구입해 참석자들에게 나눠 주는등 자신들의 행사로 뉴욕시 경제에 타격을 입히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맘마미아’‘프로듀서스’‘무빙 아웃’‘시카고’‘오페라의 유령’등은 6자리 수 이상의 수입감소를 기록했다.‘라이언 킹’이나‘위키드’(Wicked) 같이 연일 매진을 기록했던 공연조차도 빈 좌석이 있었으니, 브로드웨이의 프로듀서들에게는 악재일 수 밖에 없었다. 무역센터 테러, 이라크 전쟁, 뮤지션 파업 등으로 매년 예상치 못했던 손실을 겪은 이들의 눈에 전당대회야말로 ‘코끼리 떼의 난동’ 정도로 비춰졌을 것이다.
최용석 /브로드웨이 오버시스 매니지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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