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3일 “연세대가 올해 1학기 수시모집에서 고교등급제를 통해 서울 강남ㆍ서초 고교 출신 학생들에게 최대 10%의 점수 혜택을 준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연세대는 이에 대해 “고유한 석차백분율 산정 방식을 적용한 결과이며 고교등급제는 시행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하고 나서 ‘고교등급제 실체’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전교조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세대 1학기 수시모집 전형을 분석한 결과 평균 석차백분율을 기준으로 강남ㆍ서초구와 비강남권 학교의 성적반영 기준이 달라 강남권이 비강남권에 비해 적게는 1%, 많게는 10% 이상의 점수 혜택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전교조가 강남ㆍ서초 5개고교의 1차ㆍ최종합격자 57명과 비강남권 17개교 응시자 99명을 표집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예과의 경우 강남ㆍ서초의 1차ㆍ최종 합격자 내신백분율은 3.4~9.29%로 골고루 포진됐으나 비강남권은 2.6%, 3.6%인 학생이 1차 전형에서 탈락했다. 공학계열도 강남ㆍ서초 1차ㆍ최종 합격자의 석차백분율은 6.8~18.1%였던데 비해 비강남권은 5.3%, 5.4% 등 단 2명 밖에 없고 6% 이상은 1명도 합격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석차백분율이 훨씬 우수한 3.6%, 4.7% 수험생도 탈락했다. 사회계열은 비강남권 1차ㆍ최종 합격자는 대부분 3~4%이고 5% 이상에서는 1명밖에 없지만 강남ㆍ서초 합격자는 3~13.9% 등 골고루 퍼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연세대측은 이날 “내년도 전형에서 교과성적(내신) 비중을 종전 80점에서 60점으로 줄이고 서류평가와 면접 및 구술평가 비중을 확대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연세대는 1학기 수시에서 자체 개발한 내신산정방식을 적용, 60점 만점 기준으로 상위 1%는 59.98점, 상위 20%는 57.42점으로 1등과 20등의 점수 차이가 2.56점에 그쳐 서류평가나 면접 등 다른 전형요소가 당락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세대는 내신반영률만 공개했을 뿐 내신 변별력을 크게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발표하지 않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백윤수 입학관리처장은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은 법에 보장됐으며 구체적인 적용방식의 공개 여부는 해당 학교의 고유권한”이라며 “교육부에서 감사 요청이 들어온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시정조치는 물론, 강력한 행ㆍ재정적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는 공문을 각 대학에 보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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