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살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22)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98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자 오디션에 우승하면서부터. 그 때부터 영국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 해 여름 서울바로크합주단이 그녀를 서울로 초청해 협연했다.런던으로 발령 난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영국으로 건너 간 그녀는 꾸준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음악세계를 가꿔 미더운 눈길을 받고 있다. 지난해 대구현대음악제에서 그녀의 연주를 들어본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겸 지휘자 펜데레츠키는 ‘독창적이면서 최고의 테크닉을 지닌, 전도유망한 환상의 아티스트’라고 칭찬했다.
14일 저녁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안미현의 피아노 반주로 드뷔시와 브람스의 소나타, 스트라빈스키의 ‘디베르티멘토’, 차이코프스키의 ‘왈츠와 스케르초’를 연주한다. 세계 최고의 현악기 딜러로 현악 연주자들을 후원해온 영국의 ‘존 & 아서 베어’사가 현악기 전시회(15~18일 금호아트홀)를 열면서 오프닝 콘서트로 마련했다.
그동안 런던심포니 외에 로열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등 런던의 메이저 악단과 연주했고 바비칸 센터, 위그모머 홀 등 최고 무대에 섰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경력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음악을 대하는 겸손하고 진지한 그녀의 자세다. "완벽한 연주라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음악엔 올림픽이 없어요. 어느 게 더 낫다고 말할 수 없죠. 베토벤은 '나는 아름다운 소리가 아니라 음악을 듣고 싶다'고 했죠. 바이올린을 잘 하고, 비브라토를 잘 하는 것 같은 기술적 면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 그 자체를 느끼고 음악의 정신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현대음악을 좋아한다. “베토벤이나 브람스, 모차르트 음악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어서 연주자가 뭔가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끄집어내야 하는 반면, 현대음악은 연주자 스스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대에서는 현대음악이 별로 인기가 없다고 전하자 “들을 기회가 적고 잘 몰라서 그럴 것"이라며 "이번 독주회에는 빠졌지만, 언젠가 바르토크의 소나타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내악도 많이 하는 편. 런던에서 '엠페러 트리오'로 활동중이고, 우리나라 땅끝마을에 해당하는 영국 남단 '랜드엔즈'에서 매년 여름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가 이끄는 3주간의 실내악 행사 ‘IMS프러시아 코브’에도 참여하고 있다. 공연문의 (02)541-6234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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