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어느새 850선을 넘어섰다. 하반기 고점을 850으로 잡은 상당수 국내 증권사들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도 체감 경기가 여전히 살벌하고 주변에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종합지수만 오른다며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최근 들어 이번 상승세가 금방 수그러들 것이란 비관론은 많이 약해졌다. 올해 종합지수 저점에서 2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을 두고 ‘약세장 랠리’라고 폄하해 버리기에는 상승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그러나 앞으로 전망과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대세를 인정하고 동참하라는 의견과 오를 만큼 올랐으니 차익 실현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 “저항선 의미 없다”…동참론
SK증권은 국내 증권사로선 드물게도 8월 초부터 줄곧 외국인이 주도하는 종목별 상승세를 예견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해 왔다. 그리고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SK증권의 현정환 연구원은 “8월 한 달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기술적 분석가들이 경고했던 여러 저항선들을 거침없이 뚫고 올라왔다”며 “지금도 저항선이 850, 860이라고 미리 정해 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시장 흐름에 순응하는 전략이 낫다는 것이다. 그는 “가격 부담 때문에 보유 주식을 내다 팔거나 새 주식 사기를 주저하면 타이밍만 놓친다”며 “오히려 가격 이점이 있는 저가 대형주 등을 매수해 지금이라도 동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정보기술(IT)주 주도의 상승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IT주 매수를 권했다. 그는 “미국을 포함, 세계적으로 IT주가가 연초 고점보다 30% 이상 떨어졌다”며 “대체로 먼저 폭락한 종목부터 슬금슬금 주가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주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도 갑자기 나쁘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내수주와 IT주가 함께 상승하면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싼 주식을 사고 있는데, 최근 집중 매수한 내수주를 내수 회복이 한참 남은 이 시점에 모두 팔아버릴 리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순화매 마무리 국면”… 차익 실현론
반면 삼성증권의 이강혁 투자전략팀장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이 팀장은 “중국 경기의 연착륙 여부, 미국 및 국내 기업실적 하향 조정, 하반기 국내 소비자물가 동향 등 확인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며 “펀더멘털적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국면이므로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IT주가가 저가 논리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등의 호재를 발판 삼아 올라가고 있으나 이는 업종별 순환매의 마무리 국면에 해당하며, 조만간 IT주와 함께 종합지수 상승도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도 “일단 흐름은 IT 위주로 상승세고 더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850선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단기 과열의 후유증도 우려되는 만큼 박스권을 활용한 단기 매매에 그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도 외국인처럼 2~3년 장기 투자한다면 지금 주식을 사도 되지만, 수개월 단위의 단기 투자자라면 지금 추격 매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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