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홍콩 의회선거 新중국파 승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홍콩 의회선거 新중국파 승리

입력
2004.09.14 00:00
0 0

홍콩 입법회 선거가 예상과 달리 친중파 정당의 승리로 끝났다.13일 개표 잠정집계 결과 개혁을 주창해 온 민주파는 전체 60석 중 25석을 얻어 4년 전보다 3석을 늘리는 데 그쳤다. 당초 과반수까지를 은근히 기대했던 민주파로서는 큰 충격이다. 내용면에서도 민주파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절반인 30석이 배정된 직선의원 선거에서 민주파는 단 한 석이 늘어난 18석밖에 얻지 못했다. 직선의원이 여론을 직접 반영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볼 때 민주파는 지지도에서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중국과의 화합과 안정을 주장하는 친중파는 35석을 획득, 흔들릴 것이라던 과반수 지위를 안정적으로 지켜냈다. 친중파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 간접 선출하는 직능의원에서 23석을 얻어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특히 직선의원에서 12석으로 지난번보다 7석을 늘린것은 친중파로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이다.

친중파의 승리는 경제번영과 베이징(北京) 정부와의 안정을 바라는 여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선거에 즈음해 민주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표명하면서 한편으로는 홍콩시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본토인의 홍콩 개별관광 허용, 홍콩과의 무관세협정 등 당근책으로 제시한 경제공약이 민주화 요구를 상쇄하는 효력을 발휘했다.

반면 7월 50만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민주화 열망을 표심으로 연결시키려던 민주파는 중국 정부의 교묘한 관권개입, 잇따라 터져나온 악재로 분루를 삼켰다. 선거운동 막바지 민주당 후보 알렉스 호가 중국 둥관(東莞)의 한 호텔에서 매춘부와 함께 있다가 공안에 체포된 사실이 사진과 함께 공개된 것이 판세가 기울어지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친중파 유권자들이 간접 선출하는 직능대표 의원이 입법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행 선거제도에서는 민주파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유권자들의 달라진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민주파가 패배한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홍콩 입법회

의회와 같은 기관으로 전체 의석은 60석. 이중 절반인 30석은 시민들의 직접선거로 뽑고, 나머지 30석은 기업체 임원이나 의사, 회계사 등 19만 9,539명으로 구성된 소수의 전문가 대표들에 의해 간접 선출되는 직능의원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전문가 대표들은 대부분 친중파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어서 직능의원은 사실상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 의원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때문에 민주파는 직능의원을 폐지하고 완전직선제를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화 열기가 거세질 것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는 거부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