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남순 외무상은 13일 양강도 김형직군의 대규모 폭발과 관련, "수력발전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산 하나를 계획적으로 폭파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영국 BBC는 이날 백 외무상이 평양에 체류중인 빌 라멜 영국 외교부 차관에게 이같이 설명했다고 보도했다.라멜 차관을 동행 취재중인 영국의 PA통신은 라멜 차관의 언급을 인용, "라멜 차관이 궁석웅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영국 대사의 현장방문을 요청해 데이비드 슬린 북한주재 영국 대사가 이르면 14일 현장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통보를 궁 부상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모략을 좋아하는 자들이 혹시 우리의 수력발전소 건설장들에서 울리는 발파소리에 놀라 그런 황당한 거짓말을 해대지나 않는지 모를 일이다"고 강조, 백 외무상의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폭파'였다는 해명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국내 공사 전문가들은 북측이 주장한 공법은 댐 공사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폭발의 실체를 둘러싸고 여전히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댐 건설을 위한 굴착작업에서 발파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북측의 주장은 토목·건축의 관점에서는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양강도 출신의 한 탈북자도 "김형직군에 후창강이 흐르지만 강 길이가 40㎞에 미치지 못하고 강폭도 10m가 채 안돼 수력발전소로는 입지조건이 취약하다"고 전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에서 "그 지역이 수력발전소 건설지역인지 정확하게 검토해보겠다"면서 "현재로선 폭발에 의한 구름인지, 다른 현상에 의한 것인지 판단할 근거가 없지만 그렇게 크게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힐 신임 주한미국대사도 이날 "북핵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외진 곳에서 일어난 단순사고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힐 대사는 이해찬 국무총리를 예방, 양강도 폭발에 대한 추가 정보 제공을 요청 받자, 이같이 밝히고 "지금도 (폭발사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