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만원짜리 골프채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서 '다이아몬드 골프채' '오피스텔' 등 기발한 고가 로비 품목들이 등장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경재 부장검사)에 지난 10일 사기 혐의로 구속된 목포 서산파 두목 김모(48)씨(본보 11일자 6면 보도)는 건설업자 정모씨에게서 사건무마 청탁 대가로 다이아몬드와 금으로 특별 제작된 6,700만원짜리 골프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골프채는 헤드부분이 금 18k로 만들어져 있고, 헤드 윗부분에 0.5캐럿 다이아몬드 한 개와 0.4캐럿, 0.3캐럿 짜리 다이아몬드가 나란히 두개씩, 총 5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혀있으며, 제작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검찰은 "일본에서 수공예로 특별 제작해 들여온 것"이라며 "쓰지는 않고 장식용으로 보관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이 골프채를 압수했다.
김씨는 정씨에게 "정관계 인사에게 청탁해 형사재판에서 선처를 받도록 도와주고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승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현금 2,000만원과 골프채 1개를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김씨는 "골프채는 선물로 받은 것일 뿐 로비 명목이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용으론 "역시 굴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고건호 부장검사)는 서울 서교동 오피스텔 인허가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건설시행업체 U사 대표 이모(48)씨가 금융회사 간부와 공무원, 언론사 간부 등 24명에게 올해 설 선물 명목으로 굴비세트를 보내고 골프접대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검찰이 확보한 이씨의 선물리스트에는 이씨에게 280억원을 대출해준 산업은행의 이사부터 팀장급 직원까지 12명과 다른 금융회사 간부 6명, 부천 스포츠센터 시공을 맡은 S사 간부 3명, 모 언론사 간부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마포구청 정모 과장도 30만원짜리 굴비세트를 받았고, 오피스텔 1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택석 전 의원은 10만원 상당의 과일바구니를 받았다.
검찰은 그러나 선물 액수가 적어 관련자들을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