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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교등급화는 또 다른 연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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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교등급화는 또 다른 연좌제

입력
200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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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입시의 주요 현안인 고교등급제가 국민적 갈등사안으로 커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새 입시제도에 따라 전형의 부담이 커진 대학들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교등급제를 선호하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내신성적 평가에 학교 차이를 반영한다면 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전형요소에 기대어 학생을 선발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이 방식은 도시와농촌, 강남과 강북의 차별로 인한 갈등까지 키울 수 있다.어제 전교조가 발표한 대로 이미 몇 개 대학이 올해 1학기 수시모집에서 서울의 강남ㆍ서초구 학교 재학생들에게 혜택을 준 게 사실이라면 큰 문제다. 특히 한 대학의 경우 강남ㆍ서초 5개교 학생의 합격자가 비강남권 17개교를 합친 것보다 4.5배 많았다고 한다. 전교조의 분석집단은 크지 않지만, 의혹을 산 대학들로서는 명확히 해명해야 하며 앞으로 그와 같은 전형을 하지 않는다고 다짐해야 한다.

대학의 처지에서는 답답한 점이 많을 것이다. 내신과 수능의 변별력은 낮아지는데, 성적 위주로만 선발하지 말고 창의성있는 학생들을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대학 단위의 입시를 단과대 단위로 나누거나 특목고와 비평준화지역 성적우수자들을 위해 교사학력추천제를 도입하자는 대학교육협의회의 제안은 검토할 만한 일이다.

고교등급제는 과거의 입학실적을 토대로 다음 수험생들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입시연좌제나 다름없다. 그럴 경우 고교 서열화가 고착될 것이다. 평준화제도를 아예 없애거나 완전히 대학 자율로 입시를 치르게 한다면 몰라도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제도 내에서 공평한 전형기준을 마련해 적용하는 게 옳다. 고교등급제를 일률적으로 금지하지 말고 대학이 고교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내신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비현실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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