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과 해외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가격 및 기간 조정을 거친 주식시장이 830선대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의지가 외국인 매수세를 유발했을 뿐 아니라 국내 투자가들의 심리도 저항권역인 820선을 돌파하면서 호전되고 있다.여기에 지난 주말 노키아 효과에 따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급등,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설까지 가세해 전기전자 업종지수가 종합지수 상승률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내수 관련주에 이은 기술주의 부각 가능성이 한국은행의 콜금리 동결 이후 위축되었던 투자 심리를 다시 긍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물론 경제 상황은 최근과 같은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기엔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 한국은행은 내수 회복의 속도가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생산과 수출 증가 추세가 약화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통계청의 소비자 전망조사와 주요 기관들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에서도 가계와 기업 부문의 위축이 아직도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국내 수출 및 내수 경기의 부진이 가중된다면 당분간 기업들의 실적에 있어서도 올해 1분기와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럴당 40달러가 넘는 고유가는 3분기 실적을 넘어 4분기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이번 주 시장은 수급에 의존하는 장세가 전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지수 850선 부근까지는 매물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최근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 그리고 프로그램 매수세로 인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의 부담은 높지 않다. 그러나 시중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속도는 여전히 더뎌 프로그램 매매분과 외국인 매수세를 제외하면 수급 여건의 개선세가 미흡하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중기적으로 부진한 국내 경기와 국제 유가의 상승 반전 등을 고려하면 추세반전은 여전히 요원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 우위와 투자 심리 개선에 따라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850~860선 부근까지 상승하는 시도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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