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과시 토지(종합토지세)와 건물(재산세)을 합산해 과세하는 방안에 부정적이었던 정부가 갑자기 통합 과세로 입장을 선회했다.정부는 15일 국민경제자문회의 2차 부동산정책회의를 열어 주택의 토지와 건물을 통합해 과세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 과세가 이뤄질 경우 주택 시세에 상응하게 세금이 부과돼 보유세의 형평성을 높이는 획기적 전기가 되겠지만, 재건축이나 고가 아파트 등을 소유한 사람들의 세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12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주택 가격의 경우 대부분이 토지분이고 건물분은 매우 낮기 때문에, 세금 체계를 단순 명료화하고 불공평한 과세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통합 과세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고가 아파트에 대한 세부담을 늘리는 통합과세 방침이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한 '집값 안정' 의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5월경엔 건물과 토지의 분리과세가 옳다고 밝혔는데.
"이론상으로는 토지는 자연 상태이고 공급이 한정돼 있으므로 중과세하고 건물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간 것이므로 가볍게 과세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왜 통합과세로 방향을 틀었나.
"건물 자체가 비싼 빌딩과 달리, 아파트나 단독주택은 건물분 가격이 극히 낮아 대부분 토지에 대한 가격이다. 일반 주택의 경우 신축시 85%가 땅값, 15%가 건물 값이며, 몇 년 후엔 건물 값이 감가상각으로 인해 더 낮아져 대부분 땅값으로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구태여 분리 계산할 필요가 있겠는가. 특히 주택이 오래되면 건물 값을 계산할 때 땅값까지 일부 들어가기 때문에 토지가격이 이중 계산되기도 한다."
―단독주택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기준시가가 없어서 통합과세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는데.
"앞서 밝힌 대로 주택에서 차지하는 건물 값은 미미하기 때문에 땅에 대한 공시지가를 근간으로 삼고, 건물 가격을 일부 가산하는 기준을 마련하면 된다."
―통합과세로 인한 세부담 급증을 막기 위해 세율은 얼마나 내리나.
"급격한 부담 증가가 없도록 (재산세를) 점진적으로 조금씩 올려가겠다. 세금 증가에 상한을 두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주택 가격에 비해 낮은 세금을 내 온 일부 지역의 경우 첫해에 부담이 늘어나겠지만 일시적인 혼란에 그칠 것이다. 과거의 불공평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세금체계가 바로 잡힌다고 보면 된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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