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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부총리 "기업가들 외환위기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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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부총리 "기업가들 외환위기증후군"

입력
200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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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경제부총리가 기업가정신 발휘를 촉구하며 기업인들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이 부총리는 11일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한국CEO포럼 주최 연례회의에서 “기업가들은 유전자 자체가 모험적인 형태로 태어난다는 얘기가 있다”며 “운명적으로 기업가정신을 타고난 사람들이 환경이 좀 나빠졌다고해서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지 못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이후 위험을 기피하고 안전위주로 나아가려는 ‘외환위기증후군’에 빠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리는 “예전 선배들은 지금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기업가정신을 불태웠다”며 자신의 대우 근무시절 김우중 회장에게서 보았던 기업가정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정부에 관료가 있듯이, 기업에도 관료가 있는 게 아닌가 한다”면서 “공격적인 전문경영인보다 안정지향적 기업관료가 더 행세하면서, 기업 내부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재벌 2세들에 대해서도 “대개 2세의 특징은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따고 파이낸스를 전공해, 리스크 관리 등 방어적 경영 모습을 보인다”며 “경영권 승계과정에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으려다 보니 2세들이 일을 벌려 자칫 주주나 사회로부터 공격을 받기 보다는 조용히 가는 쪽을 선택한다”고 꼬집었다.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도 같은 행사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정반대 논리로 기업인들을 질타했다. 김 교수는 “기업인들이 왜 뿔뿔이 흩어져 반기업 정서를 당하고만 있는지 모르겠다”며 “경제단체는 단체대로 찢겨져있고, 기업들은 다른 그룹이 매를 맞으면 ‘반사이익이 나한테 오겠지’ 하면서 지켜만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기업정서 원인에 대해 “경쟁사회에서 패배한 386들이 자기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가 불공정하기 때문에 졌다는 좌절감이 반기업 정서를 몰고 오고 있다”며 “요소요소의 좌파들이 반기업 정서의 씨를 뿌리고,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 결정적으로 반기업 정서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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