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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등급제 다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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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등급제 다시 논란

입력
200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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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200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선 시안이 발표된 뒤 변별력 저하 논란으로 불거진 고교등급제 허용 여부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이 10일 모임에서 “고교등급제 도입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며 파문 봉합을 시도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등급제 시행 대학을 실명 공개하겠다고 밝혀 해당 대학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고교등급제를 반대하는 대신 대안으로 우수 학생들을 교사 추천으로 특별전형하는 ‘교사 학력 추천제’를 새롭게 들고 나와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전교조 "고교등급제 시행 대학 명단 공개"

전교조는 13일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1학기 수시 모집에서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의혹이 짙은 대학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전교조는 5개 대학이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를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전형자료 등 물증을 구체적으로 확보한 서울 Y대를 우선 공개하고 나머지 4개대는 자료가 보강되는 대로 공개할 계획이다.

전교조는 지난 일주일동안 서울지역 고교 진학담당 교사를 통해 강남(강남서초 송파구 고교 및 특수목적고)과 비강남권 고교의 대학 지원 및 합격상황과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을 일일이 비교하면서 고교등급제 시행 대학을 확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원재 대변인은 “수시 모집은 학생부 성적 60~70%와 서류 및 면접 점수 30~40%로 뽑는 게 정상인데 학생부 석차백분율이 훨씬 높고 면접점수가 좋은 학생이 1차 전형에서 탈락한 경우가 적지않다”며 “이는 고교등급제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대교협, 교사 학력 추천제 도입 제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던 대교협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교협은 11일 대학 입학 관계자, 고등학교장, 학부모 대표, 대입전문가 등 13명으로 구성된 대입제도개선위원회를 열고 고교등급제 지양과 교사 학력 추천제 도입을 골자로 한 협의서를 마련했다. 대교협은 “고교서열화는 지역 차별 문제로 비화할 수 있고 평준화 정책의 근본을 흔들어 더 큰 혼란을 초래한다”며 고교등급제를 반대했다. 대교협은 그러나 현행 교과성적 우수자 특별전형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교사학력 추천제’를 도입할 것을 교육부측에 요구했다. 이는 고교 성적이 좋지만 내신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고 있는 특목고 및 비평준화지역 우수 학생 특별전형을 확대하라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안 교육부총리, 고교등급제 절대 불허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대학과 기업, 언론계 인사 등에게 고교등급제는 안된다는 요지의 긴급 서한을 보냈다. 안 부총리는 서한에서“고교등급제가 허용되면 실질적으로 고교서열화를 부추켜 진학경쟁이 가열되고 우수 학군 위장 전입 등으로 사회적인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교등급제 인정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납득할수 있는 대학 자체의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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