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리즈 엘리엇 지음·안승철 옮김
궁리발행·2만5,000원
똑똑하고 감성이 풍부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때문에 태교나 조기교육 등이 산업으로 정착된 지 오래고, 부모들은 정력과 경제력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서 다섯 살까지 뇌의 발달이 끝난다는 이론은 부모들의 굴레가 되고 말았다. 과연 부모는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보살펴야 할까.
신경생물학자인 리즈 엘리엇이 쓴 ‘우리 아이…’는 이러한 질문에 과학적으로 명료하게 대답한 육아지침서이다. 저자 자신이 세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엄마이면서, 영유아 두뇌발달을 전공한 전문가인 만큼 체험적 연구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때부터 5세까지의 뇌발달과정, 유전과환경의 영향, 그 특징 등에 대한 궁금증을 발달생물학, 신경과학, 유아심리학 등의 지식을 활용해 하나씩 풀어주고 있다.
임신기간 금기 중 상당수는 뇌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음주는 성장지연과 정신지체를 일으키고, 흡연은 뇌의 산소부족으로 저체중아 출산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저자는 하루 여섯번 이상 술을 마실 정도로 중독자가 아니라면 큰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몸을 사리고 신경을 곤두세워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훨씬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유아기 때에는 다양한 촉각을 경험할수록 예민도를 발달시킴으로써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아이들을 자주 안아주고 주무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들의 지능발달에 미치는 유전자와 환경에 대한 영향도 심도있게 다루었다. 저자는 그 영향이 50대 50이라는 입장. 수정되는 순간 지능의 50%가 결정되고, 절반은 환경을 개선할수록 지능과 주의, 동기, 호기심 같은 지적 특성이 성장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산비탈에서 공이 구르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공이 아래로 구르면서 중간에 바위나 웅덩이 등을 만나면서 진로가 달라지고, 한번 지나온 길은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어려서 셈하는 법이나 글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특정 사물이나 개념,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라고 권유한다. 장기적으로 열정, 근면, 인내 등을 일깨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좋은 부모가 되려면 애정표현을 많이 하고, 깊이 관여하며, 아이들의 요구에 잘 반응하고, 명확한 기준을 세운 뒤 아이들에게 요구하라고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초보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유용하고 중요한 지식들을 시기에 맞춰 정확하게 제공한다는 것. 과학이 발달할수록 자식을 위해 부모들의 할 일이 더욱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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