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당선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국가 들은 물론 러시아와 일본 등 세계 35개국 중 30개국에서 케리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가는 필리핀과 나이지리아, 태국 등 3개국에 불과했다.미국의 유명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브스캔이 메릴랜드주립대의 ‘국제정책태도 프로그램(PIPA)’과 공동으로 경제력과 대미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전세계 35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8일 발표한 결과다. 이 조사 대상에는 우리나라가 포함되지 않았다. 표본오차 한계는 국가별로 ±2.3%에서 5%까지였다.
■ 세계는 케리를 원한다.
케리에 대한 선호도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가 사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EU국가 중 독일은 케리 지지도가 74%로 부시(10%)보다 월등히 높았다. 영국도 케리 지지가 47%로 부시(16%)를 크게 앞섰다. 프랑스(64:5)와 네덜란드(63:6), 이탈리아(58:14), 스페인(45:7) 등도 케리 지지도가 단연 높았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의 경우 43:23으로 케리 지지가 높았고 중국도 52:12로 케리가 크게 우세를 보였다. 필리핀에서는 부시 선호도가 57%로 케리(32%)를 앞섰다.
7월부터 두 달간 전세계 3만4,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조사상의 어려움으로 도시만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반미감정이 높은 아랍권 국가들은 아예 조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번 조사가 전 세계여론에 대한 정확한 조사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케리 후보에 대한 지지 응답자가 46%로 부시(20%) 대통령을 평균 2배 이상 앞섰다.
PIPA의 스티븐 컬 국장은 “부시의 재선을 지지하는 사람은 전세계인 5명당 1명 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케리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세계를 상대로 미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치른다면 압도적으로 케리가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시외교와 반미의식은 비례
힘의 우월성만을 앞세운 부시의 외교정책이 반미의식을 고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한 동맹국 대부분도 케리를 선호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대미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대미감정을 악화시켰다”는 응답이 많은 국가가 30개국에 달했고 3개국에서만 “대미감정이 좋아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독일의 경우 “반미감정을 고조시켰다”는 응답자가 83%로 최고에 달했다. 뒤 이어 프랑스(81%), 멕시코 (78%), 중국 (72%), 캐나다 (71%), 네덜란드 (71%), 스페인 (67%), 이탈리아 (66%), 아르헨티나 (65%), 영국 (64%)등의 순으로 부시의 외교정책에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