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외국 회사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거대한 시장 노릇을 하고 있다.”대표적인 벤처기업인인 안철수(42) 안철수연구소 사장이 9일 자사 홈페이지(www.ahnlab.com)에 연재중인 고정칼럼에서 ‘우리는 진정한 인터넷 강국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를 향해 ‘쓴 소리’를 했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100인당 23.33명)라는 사실 때문에 국내외에서 ‘인터넷 강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이는 화려한 외형에 불과하며 실상은 속빈 강정에 가깝다는 것이 안 사장 칼럼의 요지.
그는 인터넷 산업의 높은 해외 의존도와 저열한 이용 문화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안 사장은 “국내 초고속 인터넷 장비와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이 외국산”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비스가 발전할수록 이러한 경향이 심해지고 있어 외국 업체들의 손쉬운 시장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안 사장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 문화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인터넷 사용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게임ㆍ채팅ㆍ음란물ㆍ동영상 교환이 상당수”라며 “축적된 오프라인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파생되는 해외의 인터넷 문화와 비교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련업계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대부분 인터넷 업체들은 안 사장의 지적에 공감했지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ㆍ무선 통신 업체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초기에는 외국산 장비의 비중이 높았지만 요즘은 국산 장비 비율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국내 서비스가 최첨단을 달리면서 기존 외국 장비로는 기술적 요구를 충족할 수 없어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국산 장비가 100%인 분야도 많다”고 해명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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