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고점(936.06)을 찍은 지난 4월 23일 이후 대형주보다는 중ㆍ소형주가 하락 국면에서는 덜 떨어지고 반등 국면에서는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시가총액 상위의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공식과는 다른 결과다. 또 종합지수가 하락하는 동안 상승한 종목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종목인 데 비해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는 동안 하락한 종목들은 개인들이 순매수한 종목이 주류를 이루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날고’, 개미투자자는 악전고투하는 수익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중소형주, 대형주보다 덜 떨어지고 더 올라
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4월 23일부터 9월 7일 사이 종합주가지수는 936.06서 818.80으로 12.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형주 지수는 938.66에서 806.34로 14.10% 하락해 종합지수보다 약 2%포인트 초과 하락했다. 반면 중형주 지수는 752.02에서 710.15로 5.57%, 소형주는 414.39에서 393.79로 4.97% 하락에 그쳤다.
이는 하락장에서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들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전기ㆍ전자 업종 하락률은 30.96%에 달해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의 2배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는 대형우량주를 좋아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더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상승장에서 대형주들가 중소형주보다 더 오르게 된다.
그러나 8월 2일 저점(719.59) 이후 반등 국면에서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성적이 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이후 9월 7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719.59에서 818.80으로 13.79% 올랐지만 대형주 지수는 716.77에서 806.34로 12.50%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중형주 지수는 609.82에서 710.15로 16.45%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정부 내수 부양책의 기대감에 힘입어 금융업은 28.85%나 올랐고 건설, 운수창고, 기계 업종 등이 2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전기ㆍ전자 업종은 종합지수 상승률의 절반에 불과한 7.18% 상승에 그쳤다.
■ 외국인 사면 상승, 개인이 사면 하락
외국인은 여전히 국내 증시 영향력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
4월 23일 이후 하락장에서 전체 종목 중 32.01%인 194개 종목은 주가가 고점일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만 1조5,31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391억원과 1조4,93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또 8월 2일 저점 이후 500개 이상의 종목이 상승한 반등장에서도 전체의 11.88%인 72개 종목은 하락을 면치 못했는데 이 종목들은 개인만 299억원어치 순매수한 종목이었다. 외국인은 374억원, 기관은 2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결국 개인이 산 종목은 하락하고 외국인이 산 종목은 상승한 셈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4월 고점 이후 주가가 개별 종목별로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으며, 이에는 외국인의 매매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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