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타계한 국내 임학계의 석학, 오제(悟齊) 김장수(金樟洙) 선생의 장례가 수목장(樹木葬)으로 치러져 나무를 사랑하는 고인의 뜻을 마지막까지 되새기게 했다.고인의 장례는 8일 경기 양평군 고려대 연습림에서 유가족, 학계 등 관계자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목장으로 치러졌다. 수목장은 평생을 함께 한 숲과 나무 곁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뜻에 따른 것으로 평소 아끼던 50년생 참나무와 함께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고인이 묻힌 참나무에는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라는 명패가 붙여졌다.
고려대 변우혁 교수는 “고인이 지난해 마지막까지도 나무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남겨 가족과 협의를 거쳐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수목장은 죽은 이의 유골을 나무 아래 묻어 나무, 숲과 함께 영생한다는 자연친화적 장묘형태로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고인의 숭고한 뜻은 유교의 매장문화로 인해 금수강산이 묘지로 변해가는 우리 현실을 되새겨 보기에 충분하다”며 “앞으로 장묘문화 개선을 위해 수목장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고려대 농과대학장, 국립공원협회장, 한국임정연구회장 등을 역임한 한국 임학계의 거목으로 임학개론, 임업경제학, 삼림과 환경 등의 책을 펴내며 임학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향년 85세.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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